경북 영덕군 해안가를 중심으로 펜션이 잇따라 들어서면서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관광객 수요가 늘고 있다는 방증이지만 숙박 업소들의 과잉 경쟁과 무리한 투자로 인한 손실, 자연경관 훼손 등 부작용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22일 현재 영덕군에는 기업형 펜션 36개 실과 일반펜션 481실, 자연휴양림 35실, 산촌체험마을 6실, 고급형 민박 508실 등 숙박업소 1천66개 실이 들어서 있다. 영덕군은 내년 상반기까지 농가 리모델링과 신축 등을 통해 펜션 400여 실이 추가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처럼 영덕군에 펜션이 잇따라 들어서는 이유는 계절에 관계없이 꾸준히 관광 수요가 이어지기 때문이다. 동해안을 배경으로 한 해맞이공원과 풍력단지, 블루로드, 해수욕장 등 관광명소가 산재해 있고, 각종 체험마을 등 관광 프로그램이 풍부하다는 것. 또 대게 등 먹거리도 풍부하다는 점도 관광객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그러나 신축 펜션이 쏟아지고 관광객 유치 경쟁이 과열되면서 기존 숙박업소들이 영업에 타격을 입고 있다. 영덕의 대표 숙박업소로 꼽히는 동해비치관광호텔의 경우 빈 방을 찾기 어려웠지만 최근 들어서는 주말에도 30%가량 객실이 비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텔 관계자는 "휴가철과 지역에 행사가 이어지면서 아직까지는 운영이 되고 있지만 앞으로 시설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경쟁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해안가 절개지나 경사면에 잇따라 들어서는 일부 펜션의 안전성도 문제다. 동해안의 수려한 경관을 담기 위해 무리하게 산을 깎고 급경사면에 집을 짓고 있다는 것. 지반의 안전성이나 배수시설, 산사태 등으로 인한 안전 사고 가능성이 있지만 점검이 쉽지않다. 펜션의 경우 숙박시설이 아닌 농어촌정비법에 적용되기 때문에 안전점검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는 것. 영덕소방서 관계자는 "위험한 지형에 펜션을 짓고 있지만 이를 규제할 마땅한 법적 제도가 없어 안전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민가를 리모델링해 펜션으로 조성하는 농민들이 적지 않은 점도 우려를 사고 있다. 농어민들은 소득 향상을 위해 수천만원을 들여 농가를 민박이 가능한 숙박장소로 앞다퉈 개량하고 있다. 그러나 금전적인 부담이 적지 않고, 다른 숙박업소와 경쟁에서 밀리면 투자금을 회수하기도 쉽지 않다는 것. 영덕군 관계자는 "펜션사업이 지역 경제를 이끄는 한 축이 되도록 행정 지도를 강화하고, 민가의 펜션화도 경제성을 따져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영덕'박승혁기자 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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