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고생만 한 아내에게 웨딩드레스도 못 입혀줘 무거운 마음의 짐으로 남아 있었어요. 뒤늦었지만 많은 분들의 도움으로 꿈을 현실로 이뤄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쁩니다."
21일 오후 대구 동구 문화웨딩에서 7쌍의 부부가 뒤늦은 합동결혼식을 올렸다. 이들은 죄를 지어 옥살이한 뒤 출소한 보호대상자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경북지부와 범죄예방 대구경북지역 갱생보호분과위원회, 후원연합회가 이날 출소 후 대구경북에 살고 있는 보호대상자 중 사실혼 관계에 있으면서도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혼례를 올리지 못한 이들을 위해 합동결혼식을 마련한 것.
결혼식엔 소병철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 조영곤 대구지방검찰청 검사장, 이인중 범죄예방협의회 회장 등 지역 각급 기관단체장과 범죄예방위원, 자원봉사자, 독지가 등 300여 명이 참석해 새 삶의 첫 발걸음을 내딛는 신랑, 신부에게 축하와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최덕수 경북대 총동창회장(변호사)이 주례를 맡아 어려운 환경에서도 힘든 삶을 꿋꿋이 이겨낸 7쌍의 부부를 축복했고, 문화웨딩은 예식과 관련된 모든 것을 지원해 훈훈한 정을 전했다.
특히 문신자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경북지부 후원연합회 회장 등이 신랑, 신부 측 어머니를 대신해 촛불 점등식에 나서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결혼식을 올린 신랑 강동수(가명'31) 씨는 "누구나 할 수 있을 것 같은 결혼식이지만 우리에겐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실현 불가능한 일이었다"며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오늘 아내에게 면사포를 씌워 줄 수 있게 돼 꿈만 같다. 너무 감사하다"며 눈물을 훔쳤다.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경북지부는 1983년 25쌍의 부부를 시작으로 올해까지 254쌍에게 아름다운 사랑의 결혼식을 주선했는데 올해는 더욱 특별했다. 이날 결혼식엔 예년의 두 배가 넘는 4천만원 상당의 축의물품 35종 및 축의금이 답지한 것.
한국법무보호복지공단 대구경북지부 관계자는 "올해 이렇게 축의물품과 축의금이 크게 늘어난 것은 소병철 대구고등검찰청 검사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관심 때문"이라며 "이날 결혼식뿐 아니라 소 검사장의 활발한 지원과 활동 덕분에 후원회 수도 6개에서 18개로 늘었고 자원봉사자 수도 600여 명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도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을 듬뿍 받으며 출소자들의 아름다운 결혼식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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