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제 사회의 위험성 경고…서로 돕는 공동체 소중함 역설
로이스 로리는 미국 청소년문학의 대표적인 작가다. 여러 청소년 소설 중에서도 청소년 SF 3부작인 '기억 전달자' 시리즈는 가장 논쟁적이면서도 사랑받는 작품이다. '파랑 채집가'에 이어 출간된 '메신저'는 시리즈의 마지막 편에 해당하는 것으로 각기 다른 이야기인 전편의 두 주인공이 만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감정과 기억이 통제되는 마을이 있다. 이곳에서는 모두가 똑같은 형태의 가족을 가지고 똑같은 교육을 받으며 자란다. 결혼할 상대를 정해 주는 것도, 아이를 배분해 주는 것도 모두 질서정연하게 이뤄진다. 이성에게 관심을 가질 나이가 되면 성욕을 억제하는 약을 먹기 시작하며, 나이가 많이 들거나 공동체의 규칙을 여러 번 어기면 '임무 해제' 된다.
이곳에서는 열두 살이 되면 공동체에서 직업을 정해 준다. 엷은 눈빛의 소년 조너스에게는 '기억 보유자'라는 직위가 내려지고, 소년은 마을의 유일한 기억 보유자에게 훈련받기 시작한다. 그러면서 조너스는 효율적이고 평화로운 사회를 이루기 위해 희생된 진짜 감정들을 경험하게 된다. '기억 전달자'는 공동체가 잃어버린 기억을 그들에게 돌려주기 위해 기억 전달자인 조너스가 썰매를 타고 마을을 탈출하는 것으로 끝난다.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불편한 키라는 고아가 되자 마을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이 마을은 몸이 불편해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잔인하게 내버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다행히 키라는 뛰어난 자수 실력을 인정받아 마을 연례 모임 때 쓰일 옷을 수선하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키라는 염색을 배우기 위해 숲에 사는 애너벨러 할머니를 찾아가고 그때부터 엄청난 진실을 마주하게 된다. '파랑 채집가'는 키라가 문명이라곤 찾기 어려운 어두운 사회에서 희망을 수놓기 위해 파란 색실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장면에서 끝난다.
'메신저'는 앞의 두 작품에서 묘사된 '저 너머' 세상에서 '파랑'을 채집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기억 전달자 조너스가 탈출하여 새롭게 도달하는 마을이며, 야수에게 희생된 것으로 알려진 키라의 아버지가 맹인이 되어 살고 있는 마을이다. 몸이 불편하거나 자신이 살던 곳에서 떠나온 이들을 반가이 맞아 주고 정착하도록 도와주는 사람들.
이 마을에서 조너스는 세상 너머를 보는 능력 때문에 '지도자'로, 키라의 아버지는 눈이 보이지 않지만 '보는 자'로 불린다. 벌레가 들끓는 움막과 매질을 일삼는 어머니를 피해 이 마을로 와 사는 맷티는 자신에게 어떤 이름을 줄 지 궁금해한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마을 사람들은 거래장에서 은밀한 것을 거래하기 시작하고, 친절했던 사람들은 이기적으로 변해 간다.
게임기를 얻기 위해, 혹은 여자를 얻기 위해 가장 깊은 자아를 거래장에 내놓는 사람들, 그들은 마침내 외부인의 이주를 금지하기 위해 마을을 폐쇄하기로 한다. 맷티는 마을 폐쇄를 알리는 메시지를 이웃마을에 전달하기 위해 길을 떠나게 되고, 숲에서 자신의 특별한 재능을 발견하게 된다.
"맷티는 신음을 내뱉으며 두 손으로 더 세게 대지를 눌렀다. 맷티의 힘과 피와 호흡이 일제히 땅속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그의 생각과 영혼은 이제 대지의 일부가 되었다. 맷티는 육신에서 일어나 대기를 떠돌기 시작했다. 그는 무중력 세계에서 세속적 자아가 고통을 통해 시들어 가는 과정을 지켜 보았다. 맷티는 기꺼이 자신을 내주었다. 자신이 사랑하고 소중히 여기는 모든 것을 위해 자기 자신을 거래했다. 그리고 자유를 느꼈다."
파괴되어 가는 공동체는 맷티의 힘으로 치유되었다. 사람들은 원래의 모습을 회복했으며, 외부인의 침입을 막기 위해 벽을 쌓던 사람들은 일손을 내려놓고 마을로 돌아갔다. 맷티가 그토록 궁금해했던 자신의 이름은 '치유자'였던 것이다. 로이스 로리는 이 3부작을 통해 모든 것이 통제된 사회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사람들이 희망을 잃지 않고 서로 도우며 사는 공동체의 소중함을 역설한다.
신남희(새벗도서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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