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생활속 재테크] 은퇴설계의 첫걸음 부동산

베이비붐 세대들이 본격적인 은퇴시기를 맞고 있다. 하지만, 이들의 은퇴준비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자녀의 교육비 등을 감당하느라 정작 필요한 은퇴 준비를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그나마 준비된 자산도 대부분 부동산에 편중되어 있다. 통계청 발표 가계금융조사보고서를 보면 2007년 기준으로 은퇴자산 축적수단으로 약 77%이던 부동산이 2010년 발표에서는 약 83%로 부동산에 대한 편중이 더욱 심화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나 일본보다 상대적으로 월등히 높은 수치로 이에 따른 은퇴 자금 마련의 불균형이 심각한 상태이다. 생활자금이 부족한 상태에서 '하우스 푸어'로 전락할 위기에 놓인 셈이다.

행복한 은퇴를 위해서는 3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한다. 첫째 건강이고, 둘째는 가족관계, 셋째가 은퇴자산이다. 은퇴자산으로 준비된 부동산은 환금성이 낮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부동산 가격이 과거와 같이 꾸준히 오르는 시점에는 유용한 은퇴자산으로 활용될 수 있다. 하지만, 최근과 같이 부동산 가격이 내림세가 지속하고 있는 시기에는 거래도 위축되어 필요한 시기에 현금화할 수 없다는 단점을 노출하게 된다. 그렇다고 보유한 부동산을 매각하는 것이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 저금리 기조에 주식시장 등의 변동성이 확대되는 시점에 마땅한 부동산 매각 후 대체 투자수단을 찾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은퇴 후 행복한 노후를 위한 부동산 투자에는 현금 흐름이 중요시되어야 한다. 우리 사회가 저성장 기조로 진입했다는 것은 앞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이 크지 않을 것임을 의미한다. 무작정 가치가 상승하리라는 기대를 하고 투자하기보다는 현금흐름을 가져갈 수 있는 곳에 투자하는 것이 금융위기 상황에서도 유동성 위기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다.

행복한 은퇴를 위한 은퇴자산으로 부동산 비중을 무조건 낮추기보다는 보유 부동산 중 매각분과 보유분을 적절히 구분해 본인의 상황에 맞게 적절한 현금흐름을 유지하는 대안을 찾아야 할 것이다. 대안 없이 부동산을 매각하게 되면 양도소득세 등 거래비용만 증가하여 전체적인 자산가치의 하락을 일으킬 수 있다. 묻어두는 투자로 사들인 토지나 상권의 쇠락으로 공실 등 관리부담이 큰 자산은 과감하게 처분하고 안정적 임대수입을 보장할 수 있는 수익성 부동산이나 수요가 많은 소형주택은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출이 쉬운 자산은 매도 리스트에서 후순위로 두는 것이 좋다. 앞으로 1인 가구가 급속히 증가할 것으로 보여 소형주택이 부동산시장에서 대세를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큰 평형의 주택보단 소형 평형이 임대도 수월하고 수요층도 두터워 안정적으로 가격대를 유지할 수 있다. 은퇴를 앞둔 시기에는 활용 가능한 부동산을 검토하는 것이 은퇴설계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행복한 노후 준비는 합리적 부동산 설계가 우선이 된다. 무조건 부동산을 줄이는 것은 대안이 될 수 없다. 기존의 부동산을 활용하여 현금흐름을 확보하고 또한 자녀에 대한 증여계획을 접목한다면 적절한 은퇴준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도움말'이흥식 하나은행 대구중앙지점 골드클럽 PB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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