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에게 늘 '장애와 비장애의 벽을 허물고, 봉사하고 희생하라'고 가르쳐온 사람으로서 불의의 사고로 장애를 입은 제자를 모른 척할 수 있겠습니까?"
영남대 사범대학 특수체육교육과 박기용(60) 교수가 최근 800만원 상당의 기립형 전동휠체어를 장애로 고생하는 제자에게 선물했다. 자신의 회갑잔치 비용을 기꺼이 제자를 위해 내놓은 것으로 같은 과 김한철 교수와 동창회에서도 박 교수의 뜻에 마음을 보탰다.
스승으로부터 값진 선물을 받은 이는 3학년에 재학 중인 신근섭(28) 씨. 2008년 제대 후 3학년에 복학하려던 바로 그날 불의의 교통사고로 어깨 아래 전신이 마비되는 1급 장애를 입은 그는 4년간 병원 신세를 지다가 올해 3월에야 복학했다.
그러나 그 누구보다도 긍정적인 마인드로 대학생활을 열심히 한 그는 지난 학기 평점 4.0점(4.5점 만점)을 넘기며 학우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장애를 입기 전보다 지금이 더욱 긍정적이라는 그는 이 모든 것이 박 교수 덕분이라고 말했다.
"처음에는 절망뿐이었습니다. 장애인에게 희망과 용기를 주는 특수체육 지도자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대학에 왔는데, 정작 장애인이 되고 보니 절망밖에 남지 않더군요. 그런데 교수님이 제게 장애인의 마음을 더 잘 이해할 수 있으니 더욱 훌륭한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거라고 용기를 불어넣어 주셨습니다. 4년이라는 긴 투병생활 끝에 복학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신 거죠."
그에게는 또 고마운 이들이 있다. 같은 과 후배인 유승우(23'3년) 씨와 배성준(22'2년) 씨가 학교 안에서는 물론 밖에서도 항상 그의 곁을 지키며 기꺼이 그의 손발이 돼줬다. 그러나 오히려 이들은 "장애 핑계를 대지 않고 항상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열심히 하는 형을 보면서 더 많은 것을 깨닫고 배운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강한 의지력과 긍정적인 자세로 생활하고 있는 근섭이와 묵묵히 그를 도와주는 제자들을 보는 일은 가르치는 사람으로서 정말 감사할 일"이라며 흐뭇해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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