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민주당에도 '사람'이 모인다

민주통합당 대구시당 관계자들의 표정이 최근 부쩍 밝아졌다. '새누리당의 아성'이라는 대구에서도 민심의 변화가 읽혀진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非)민주당 내지 중도 성향 인사들의 문재인 후보 지지 선언이 잇따르고 있는 데에 따른 결과다. 민주당은 이번 대선에서 대구 득표율이 30%를 넘을 것이란 기대를 감추지 않고 있다.

'대구경북미래포럼'은 23일 오전 민주당 대구선대위 사무실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를 위한 대구경북 1만인 선언'을 발표했다. 이재용 전 환경부 장관과 박창기 전 칠곡군의회 의장, 현시학 청송 농업경영인회 회장 등 농민'노동계'학계 등 각계각층 인사들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새누리당의 지역 독점을 깨트려야 지역 발전과 정치 개혁을 이룰 수 있다"며 "문 후보는 지역균형발전 분야에서 우월한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고 지지 배경을 밝혔다. 이 전 장관은 지난 총선에서는 민주당 입당 권유를 거절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직능별 지지 선언도 이어졌다. 박흥식 전 대구시의회 부의장, 장덕종 전 울진군의회 의장 등 전직 지방의원과 전영주 대구약사회 사회참여단장 등 약사 60명, '농원회'(농수산식품부 산하 농업직 모임) 이호진 회장 등 650명, 응웬더 디엡안 재구 베트남교민회장 등 다문화 가정 361명도 지지 대열에 가세했다.

앞서 22일에는 박봉규 전 대구시 정무부시장이 문 후보를 지지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부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는 시대정신과 시대 흐름에 맞지 않다"며 "함께 가는 세상, 다양성을 추구하는 세상이 되어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표방하는 정책으로는 나라도 어렵고 대구는 더더욱 어렵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전 부시장은 앞서 지난 10월 문 후보 캠프의 매니페스토본부 부본부장에 선임됐다. 그는 행정고시 17회 출신으로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1급)으로 공직을 마친 뒤 현 정부 출범 이후인 200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한국산업단지공단 이사장을 지냈다. 올해 '정도전, 조선 최고의 사상범'이란 책을 내기도 했다.

물론 박 전 부시장 등 친(親) 여권 성향으로 평가돼온 인사들의 민주당 행(行)을 바라보는 새누리당의 시선은 곱지않다. 새누리당 한 의원은 "배신의 계절이 돌아왔다"고 했고, 한 당직자는 "개인의 영달을 바라는 철새들에 대해서 논평할 가치도 느끼지 못한다"고 비난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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