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검찰은 국민에게 달라진 모습 보여줘야 한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22일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 내부에서 반발이 심한 대검 중수부 폐지를 비롯해 상설특검제 수용,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검찰 개혁 방안에 대해 편견 없이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내부 공론화 등 여러 과정이 필요하겠지만 검찰 개혁은 더 이상 하고 말고 부분이 아니라는 점에서 철저한 변화 의지를 담은 검찰 개혁 방안이 요구되는 바다.

최근 서울고검 김광준 검사의 뇌물 수수 비리 사건을 계기로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가 형편없이 떨어지는 등 위기감이 그 어느 때보다 크고 검찰 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이런 마당에 자체 개혁 방안이 국민 기대에 미치지 못하거나 개혁의 진정성이 보이지 않는다면 앞으로 검찰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 이는 검찰뿐 아니라 국민 모두에게 불행한 일이다.

그동안 '스폰서 검사'를 비롯해 '그랜저 검사' '벤츠 여검사' 등 잇단 검사 비리 사건을 계기로 스스로 혁신할 기회가 있었음에도 검찰은 구태를 벗어던지지 못하고 제자리를 맴돌았다. 검찰 개혁에 대한 정치권 등 외부의 입김이 계속 커져온 것도 이 때문이다. 전적으로 검찰의 불찰이다. 국민으로부터 받은 검찰권이 온당하게 쓰이지 못하고 계속 파행을 겪었다면 책임져야 할 당사자는 당연히 검찰이다.

국민에게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검찰의 의무이자 도리다. 검찰권 축소나 위상 추락을 염려한 위기 모면용 개혁안은 더 이상 용납할 수 없고 또 통하지도 않는다. 국민이 수긍할 수 있는 변화 의지와 검찰 개혁 방안만이 검찰이 존중받고 국민의 기관으로 다시 회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검찰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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