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르크메니스탄의 독재자였던 사파르무라트 니야조프는 김일성과 김정일 뺨치는 개인 우상화 작업을 벌였다. 니야조프는 자신을 '투르크멘바시'(투르크멘의 아버지)로 부르게 하면서 전국의 거리와 곳곳에 자신의 황금 동상을 세우고 대형 초상화를 내걸도록 했다. 달력의 1월과 4월을 자신과 어머니의 이름으로 개명하고 화폐에 자신의 얼굴을 넣도록 했으며 자신이 쓴 일종의 건국신화인 '루흐나마'를 학교에서 암송하도록 했다.
그의 우상화 행각은 어처구니없기도 했다. 가끔 시상이 떠오르면 정규 방송을 중단시키고 자신의 시를 국민에게 들려주는가 하면 투르크멘 국민은 어차피 책을 읽지 않는다며 농촌의 도서관들을 폐쇄했다. 또 국민 누구든 수도의 병원을 이용할 수 있다는 이유로 수도 아슈하바트 이외 지역의 병원 문을 닫도록 했고 의사들에게 히포크라테스 대신 자신에게 선서하라고 주문했다. 1991년부터 철권통치를 휘두르던 그가 2006년에 갑자기 사망한 것은 투르크멘 국민에게 행운이었다. 그러나 투르크메니스탄은 그의 사후 점진적인 변화 속에서도 여전히 폐쇄적인 과거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개인 우상화를 정착시킨 사람은 북한의 김일성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일성은 처음에는 소련의 스탈린이나 중국의 마오쩌둥에 대한 우상화 방식을 본떠 자신을 위한 우상화를 시작했지만, 곧 그들을 능가했다. 자신과 자신의 가족을 우상화하면서 동상과 혁명 성지, 거대한 기념물을 조성해 자신을 신격화했다. 또 '주체사상'을 정교하게 만들어 인민들의 의식까지 지배했다. 루마니아의 독재자 니콜라이 차우셰스쿠는 김일성의 우상화에 감탄해 거대한 인민 궁전을 짓는 등 그를 모방하기도 했다.
북한이 양강도(옛 함경북도) 혜산시 삼수 발전소 부근 호숫가 언덕에 김정은을 찬양하는 첫 글귀를 새겼다. '선군 조선의 태양 김정은 장군 만세'라는 글귀는 글자 한 자의 크기가 가로 15m, 세로 20m나 돼 할아버지 김일성과 아버지 김정일의 우상화 글 크기를 뛰어넘었다. 전체 길이가 560m에 이르는 이 초대형 글귀는 유례없는 3대 세습 왕조를 이으면서 약점이 적지 않은 김정은을 가리기 위해 그에 대한 우상화가 더 극성스러울 것임을 암시하고 있다. 북한의 젊은 지도자는 새 길을 가지 않고 조롱당할 수밖에 없는 길로 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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