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 스코세이지와의 대화/리처드 시켈 지음/이태선 옮김/비즈앤비즈
영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는 독특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뉴욕시 리틀 이탈리아에 살던 시절, 노동자들과 더불어 마피아들도 함께 살았다. 그가 유년시절을 보낸 거리는 늘 위험이 따랐고, 복잡한 문제들로 인해 그의 집안은 늘 불안정했다. 그는 이런 현실에서 탈출하기 위해 영화관에 갔고, 천식을 잃던 어린 마틴은 여기에서 위안을 얻었다.
이 책은 마틴 스코세이지와 저자가 나눈 인터뷰를 엮은 책이다. 이 인터뷰에서 그는 크고 작은 복잡한 문제가 끊이지 않았던 가족사에 대해서 털어놓는다. '누가 내 문을 두드리는가?'로 장편 데뷔를 거쳐 '비열한 거리'로 할리우드 감독이 되어 최근작 '셔터 아일랜드'에 이르기까지, 총 25편의 필모그래피 전체를 다루는 인터뷰에서도 그의 과거 시절에 대한 이야기는 계속 언급된다. 자신이 만든 작품들이 어릴 적부터 겪었던 일들, 고뇌했던 주제들과 결코 떨어질 수 없는 것임을 끊임없이 강조하면서 나는 누구인가, 내 본성은 무엇인가에 대해, 그리고 이런 영화를 만들 수밖에 없는 자신의 본성을 그대로 인정하게 된 과정에 대해 이야기한다. 그에게 영향을 준 수많은 고전 영화에 대한 그의 백과사전적 지식이 드러나는 것은 물론이다.
영화 촬영 당시의 일화 또한 흥미롭다. 촬영, 편집, 컬러, 음악, 연기 연출 등 그가 영화를 만드는 기법과 비결에 관해서 인터뷰를 통해 이야기한다. 또 영화를 만들 때 세세한 것에 집착하는 그의 강박증과, 그가 열정을 갖고 진행하는 필름 보존과 복원 사업에 대해서도 대화를 나눈다. 책의 마지막에서는 노년에 이른 스코세이지가 이제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직면하는 자세와 그의 오랜 숙원인 '침묵'의 영화화에 대해 이야기한다. 535쪽, 2만5천원.
최세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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