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해외 지역소비운동] <6·끝> 프랑스 아마프운동

유기농 농산물 직거래 '값싸고 싱싱'

농촌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소비자들에게 얼굴있는 농산물을 공급하는 프랑스의 AMAP(아마프)는 1천여 개의 직거래 그룹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프랑스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농촌에 안정적인 수익을 보장하고 소비자들에게 얼굴있는 농산물을 공급하는 프랑스의 AMAP(아마프)는 1천여 개의 직거래 그룹을 확보하고 있을 정도로 프랑스인들에게 인기가 높다.
아마프 설립자인 다니엘
아마프 설립자인 다니엘'데니스 뷔용 부부
아마프에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는 장 피에르 필리페 씨.
아마프에 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는 장 피에르 필리페 씨.

프랑스 파리 마레에 사는 주부 클레어 듀발(35) 씨는 유기농 농산물에 관심이 많다. 5살난 아들과 2살된 딸을 키우고 있기 때문에 안전한 먹을거리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클레어 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집 근처 유기농 농산물 전문점을 이용했다.

하지만 올해부터는 AMAP(아마프)에 가입해 인근 농장에서 직접 채소를 공급받고 있다. 클레어 씨는 "농사를 지은 사람이 그날 수확한 채소를 바구니에 넣어 가져다주는데 흙이 그대로 묻어 있어서 신선함이 느껴진다"며 "일주일에 16유로(2만2천원가량)를 내고 있는데 농산물 전문점을 이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돈이 절약된다"고 말했다.

프랑스의 아마프는 농부와 소비자를 함께 살리는 대안적 소비로 주목받고 있다. CSA(Community Supported Agriculture, 공동체 지원 농업)의 일종인 아마프는 선불 계약을 통해 농부는 안정적으로 농사를 지을 수 있고 소비자는 신선한 유기농 농산물을 먹을 수 있다.

◆올바른 먹거리 알려주는 아마프

아마프는 다니엘'데니스 뷔용 부부가 2001년 설립한 농산물 직거래 시스템이다. CSA는 일종의 밭떼기 거래다. 소비자 그룹과 농장은 보통 1년 단위로 미리 농산물 가격을 결정해 두고 농산물을 거래한다.

아마프도 지역별로 소비자들이 모여 아마프 그룹을 결성하면 농장을 선정해 가격을 정한다. 농민은 안정적인 수입이 보장되고, 소비자는 농산물 가격이 급등해도 저렴한 가격에 농산물을 살 수 있다.

아마프에 가입된 농장들은 별다른 정부 보조금 없이도 농장을 운영할 만큼의 수익을 얻고 소비자들은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농산물보다 10~20%가량 싸게 구입한다. 이 때문에 프랑스의 유기농 농산물 유통은 20%가량 아마프 등을 통한 직거래 형태로 이뤄진다.

프랑스의 지역별 아마프는 1천여 개가 넘는다. 회원은 3만 명에 이른다. 회원의 3분의 2는 30~40대층이다.

아마프 설립자 다니엘 뷔용 씨는 "아이들을 키우는 가정에서 아마프 이용이 많아 곧 아이들은 건강한 식습관을 기를 수 있고 농산물 유통에 대해서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농민과 소비자가 소통하는 장

'아마프 마레' 회원들은 2010년 10월 이후 매주 화요일 오후 6시 그린우드 스트리트에서 농산물을 배급받는다. 파리에서 약 100km가량 떨어진 세인트 아망드(st Amand)에서 농산물이 도착하면 회원들은 자신이 계약한 양만큼 채소를 담아간다.

아마프 마레뿐 아니라 1천여 개의 아마프 그룹은 대부분 정해진 장소와 시간에 농민이 농산물을 가져오면 소비자는 미리 낸 돈에 따라 농산물을 가져가는 형태로 운영된다.

이 과정에서 농민은 회원들에게 농작물 재배 과정이나 요리 방법에 대한 설명을 해주고, 회원들은 농민에게 이전에 가져간 농작물의 질에 대한 평가와 요구사항을 전달할 수 있다.

아마프 마레의 회원인 세실 비놋(41) 씨는 "바구니에 미리 6~7개 정도의 채소를 담아두는데 더 필요한 농산물이 있으면 회원들끼리 교환하기도 한다. 최근에는 호박을 공급받았는데 약을 사용하지 않고 키우다 보니 모양이 엉망이었지만 맛은 최고였다"고 말했다.

아마프에 농산물을 공급하는 농부 장 피에르 필리페(68) 씨는 농장에서 감자'양파 등 20여 가지의 채소와 과일 등을 재배한다. 필리페 씨는 3년 전부터 아마프 가입 농장이 됐는데 이전에는 농작물의 3분의 1가량을 대형 유통업체에 납품하고 나머지는 농장에 붙어있는 직판장에서 판매했다. 하지만 대형 유통업체 납품 경쟁이 치열해지고 직판장 판매도 여의치 않아 농장 운영을 그만둘까 고민하던 차에 파리 한 아마프 그룹에서 직거래 제안이 들어왔다.

필리페 씨는 "예전에는 날씨 때문에 농사를 망치기라도 하면 다음 해에는 대출을 받아 농사를 지어야할 정도로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며 "아마프는 농민들에게 농사를 지속해 갈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제시해 줬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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