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은 대선 승부에서 중요한 변수다. 특히 올해 18대 대선은 여야 모두 '51대49'의 박빙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을 하면서 진영마다 투표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반적으로는 투표율이 높으면 야권이, 낮으면 여권이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가 후보 지지율 조사 결과(14일 전국 2천320명 대상'일반전화 임의 걸기 ARS 방식'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03%p)를 최근 대선'총선 투표율에 대입해 분석한 결과도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
모노리서치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야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돼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대선 본선 경쟁을 펼칠 경우 누구를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야권 단일후보 48.1% 대 박 후보 44.2%의 결과가 나왔다. 이 수치를 올해 총선 투표율(54.2%) 기준으로 대입, 분석한 결과는 '박근혜 후보 46.6%-야권 단일후보 46.0%'였다.
반면 17대 대선(63.0%)과 16대 대선(70.8%) 투표율 평균을 기준으로 이 수치를 분석한 결과는 야권 단일후보 49.5%-박 후보 42.8%였다. 투표율에 따라 정반대의 결과가 나타나는 셈이다. 모노리서치 측은 "투표율이 높았던 선거에 대입하면 야권 단일후보가, 낮았던 선거를 기준으로 하면 박 후보가 우세한 경향을 보였다"며 "선거 당일 투표율에 따라 여론조사 지지율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예측을 토대로 한다면 민주통합당 등 야권은 투표율 올리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새누리당은 투표율이 낮아지기만을 기다려야 한다.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후보 측이 투표시간 연장 캠페인에 공동으로 나서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대구에서는 요즘 이상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새누리당도 '높은 투표율이 불리하지 않다'는 논리를 펴고 있는 것이다. 최근 시민 3천500명을 대상으로 자체 여론조사를 벌인 결과 60대 이상 장년층에서 89%의 압도적 지지율을 얻은 것은 물론 2030세대에서도 56%의 지지를 받은 게 자신감의 배경이다. 주호영 새누리당 대구선거대책위원장은 "젊은 층에서 박 후보 지지율이 야권 후보를 앞선 것은 고무스러운 일"이라며 "본격적인 선거운동 기간에 들어가면 대학생을 겨냥한 대대적인 홍보전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민주당 등 야권 역시 역대 최고의 지역 득표율을 자신하고 있다. 여권이 지난 총선에서 최대치의 결집으로 전국 의석 수에서는 앞섰지만 전체 득표 수에서는 야권(민주당+통합진보당)이 더 많았던 데다 기권율이 높았던 젊은 층이 대선에는 적극 참여할 것이란 기대감 덕분이다. 지난 대선에서 당시 정동영 대통합민주신당 후보는 대구 6.0%'경북 6.79%를 얻는 데 그쳤고, 2002년 노무현 후보는 대구 18.67%'경북 21.65%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최소 25% 최대 35%까지 가능하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민주당 대구선대위의 남칠우 공보단장은 "1992년 14대 대선에서 김대중 당시 민주당 후보가 대구 7.82%, 경북 9.62% 등 한자릿수 득표에 그쳤던 데 비하면 지역에도 야권 지지자가 꾸준히 증가한 것"이라며 "정권 교체에 대구경북이 한몫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어느 진영의 셈범이 정확한 지 지켜보는 것도 25일 앞으로 다가온 이번 대선의 재미있는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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