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안철수 대선 후보가 23일 후보직을 전격 사퇴함에 따라 18대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의 양자대결 구도로 치러지게 됐다.
그러나 야권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중단된 채 안 후보의 결단을 통해 문 후보를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함에 따라 당초 예상했던 야권 후보단일화에 따른 시너지 효과는 반감됐고 중도층의 이탈 등이 예상되는 등 대선 구도는 새로운 변수를 맞게 됐다. 박 후보와 문 후보는 25일 후보 등록을 마치고 27일부터 공식선거운동을 시작하게 된다.
결국 이번 대선은 새 정치를 내세운 안 후보의 중도하차로 정권 재창출에 나선 새누리당과 정권 탈환에 나선 민주당과의 양자대결로 판가름나게 됐다.
특히 박 후보와 문 후보의 대결구도는 보수와 진보진영 간의 대결을 넘어 박정희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간의 구도로 짜여졌다는 점에서 양 진영 간의 사활을 건 혈전이 불가피해졌다.
안 후보는 23일 문 후보와의 후보단일화 협상이 결렬되자 이날 밤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사무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문 후보와 저는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정치인이 국민 앞에 드린 약속을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한 가치"라며 "제가 후보직을 내려놓겠다"고 말했다. 이어 안 후보는 "비록 새 정치의 꿈은 잠시 미뤄지겠지만 시대와 역사의 소명은 결코 잊지 않겠다"며 대선 이후에도 정치인으로 활동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누리당은 예상치 못한 안 후보의 사퇴에 대해 안철수식 새로운 정치실험이 민주당에 의해 중단됐다고 보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안형환 선대위 대변인은 "새로운 정치를 표방한 안 후보의 후보 사퇴를 유감으로 생각한다. 정치 쇄신에 대한 안철수식 실험노력이 민주당의 노회한 구태정치의 벽에 막혀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며 민주당을 구태정치로 몰아붙였다.
민주당은 안 후보 사퇴 후 진성준 대변인을 통해 "안 후보가 정권교체를 위해 큰 결단을 했다"며 안 후보의 사퇴를 반기면서 "우리 모두가 안 후보에게 큰 빚을 졌다. 미안하고 감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 후보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안 후보와 그를 지지하는 분들께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짤막하게 소감을 밝혔다. 문 후보는 24일 직접 기자회견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은 안 후보의 후보 사퇴 이후 안 후보 지지층의 적극적인 지지를 이끌어내고 야권 후보단일화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특히 후보단일화가 협상결렬과 안 후보의 사퇴로 이뤄졌다는 점이 안 후보 지지층의 대거 이탈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 후보의 직접적인 대선 지원을 이끌어내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안 후보 지지자의 60% 정도는 문 후보를 지지하겠지만 20% 정도는 박 후보 쪽으로 가고 나머지는 기권할 수도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한편 25일 후보등록을 계기로 본격적인 대선에 나서게 된 박 후보와 문 후보는 정책대결과 더불어 과거사와 참여정부의 실정에 대한 공세 등 네거티브 공세에도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대선구도가 뜨거워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은 참여정부에서 대통령 비서실장을 역임한 문 후보에 대해 '실패한 노무현 정권의 후계자'로 규정하고 서해북방한계선(NLL) 문제에 대한 재공세에 나서는 등 공세의 고삐를 죄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은 '노무현 정부'를 '실패한 정권'으로 몰아붙이면서 실패한 정치세력의 재집권 시도를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식으로 문 후보를 압박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민주당은 박 후보에 대해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과거사 공세 쪽으로 공격의 초점을 맞추고 있어 대선전이 과거사 대결이 될 공산이 높아지고 있다.
백의종군을 선언한 안 후보의 향후 거취도 대선국면의 주요 변수 중의 하나라는 지적이다. 안 후보가 후보직을 사퇴했지만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돕겠다는 뜻을 밝히지 않음에 따라 안 후보 지지층이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지지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이번 대선은 안 후보 지지층의 이탈 규모가 사실상 향후 대선 판세를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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