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지배에 항거한 독립군의 전투 가운데 중국에서 벌어진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는 우리 민족에게 그야말로 '대첩'(大捷)으로 불릴 만큼 큰 승리를 안겨주었다. 이 두 전투에 크게 활약한 인물로 빠질 수 없는 주인공이 바로 홍범도(1868~1943)다. 포수 출신으로 '나는 홍범도'란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그는 의병장이 된 이후 일본군과는 37회 전투를 치렀다.
홍 의병장은 70여 명의 포수를 모아 1907년 11월 15일 함경도 북청에서 의병을 일으켜 그 이튿날부터 곧바로 북청지역 친일파 소탕에 나서 일진회 회원 색출과 처단 활동을 벌였다. 홍 의병장은 이어 그해 11월 25일 후치령(厚峙嶺)에서 일본군과 첫 전투를 벌였다. 이튿날인 오늘까지 이어진 전투에서 홍 의병장은 일본군 9명을 사살하는 성과를 올리면서 일본군과의 길고 긴 전투를 시작했다.
일본군은 그가 이끄는 의병부대 포수들의 정확한 사격과 뛰어난 기동력, 날랜 비호처럼 이동하는 유격전에 큰 타격을 받았다. 그의 의병대는 함경도에서 산포수로 살아가던 함경도 북청 등의 직업적 포수들이 들고일어난 의병이었다. 후치령 전투 이후 홍 의병장이 펼친 수많은 항일 독립전투 가운데 1920년 두 차례 치른 봉오동(6월), 청산리(10월) 전투에서의 대첩은 독립 전투사에 길이 빛날 승리로 기록되고 있다.
정인열<서울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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