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경북 학교 도서관 95%는 사서 없다

지역 1300여곳에 70명 뿐…비정규직 많아 불안한 신분

독서교육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초'중'고교 도서관 시설에 대한 투자는 늘고 있지만 정작 도서관 활용을 전담할 전문 인력은 부족한 실정이다. 도서관 활용교육의 효과를 높이려면 '사서교사'의 임용을 확대하는 한편 학교 도서관 인력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비정규직 '사서'의 신분 불안을 해소 시켜야 한다는 현장의 목소리가 높다. 대구시'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임용고사를 통해 선발돼 근무 중인 초'중'고교 사서교사는 대구 27명, 경북 47명으로 각각 439개, 953개인 학교 도서관 수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한 사서교사는 "최근 토론 수업, 팀 중심의 프로젝트(과제) 수업이 강조되면서 학교 도서관 자료를 교과 수업과 연계할 수 있는 사서교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현재 전국 초'중'고교에 6.5%에 불과한 사서교사 비율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 한 중학교 교사는 "사서교사가 있는 학교와 없는 학교는 도서관 활용 교육 면에서 확연한 차이를 나타낸다"며 "사서교사와 얘기하다 보면 일반 교과 교사가 생각지 못한 다양한 수업 아이디어를 얻을 때가 많다"고 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현재 사서교사들의 빈자리를 메우는 초'중'고교 비정규직 사서들의 불안한 처우다. 대구만 해도 380여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사서들은 당장 내년부터 고용 여부가 불투명하다. 정부는 그동안 학교 도서관 활성화와 청년 일자리 창출이라는 취지로 시 교육청 50%, 각급 학교 50%씩 사서 인건비를 부담해왔지만, 내년부터 시 교육청에서 사서 인건비를 지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기 때문. 한 비정규직 사서는 "시 교육청은 각 학교에서 필요에 따라 사서를 고용하면 된다는데 빠듯한 학교 살림살이에서 불가능한 일"이라고 꼬집었다.

일반 교사들도 학교 도서관을 운영할 전문 인력이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 한 초교 교사는 "학교 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대출하고 반납받는 일만 하는데 그치지 않으려면 비정규직이든 정규직이든 최소한 사서가 도서관 운영을 맡아야 한다"고 했다. 또 다른 사서교사도 "도서관 활용 수업이 소기의 성과를 거두려면 각 과목의 교육과정 안으로 녹아들어야 하지만 사서직 일반 공무원이나 학부모 도우미 등이 도서관 운영을 맡는다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정규직 사서교사 정원을 교과부가 언제 확보해줄지 알 수 없는데 학교 도서관은 운영해야 하니까 어려움이 크다"며 "비정규직 사서 중 사서 자격증이 있는 이들은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는 문제를 두고 고민 중"이라고 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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