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퇴진 이해찬 박지원, 다시 전면에

충청·호남 지역 유세 투입…민주 "당원 자격 백의종군"

12월 대선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면서 민주통합당이 득표활동을 위해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 진영이 정치개혁의 대상으로 지목하며 퇴진을 요구했던 이해찬 전 대표와 박지원 원내대표를 안 전 후보의 대선 후보 사퇴 직후 공식선거운동 전면에 내세우는 승부수를 던졌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는 지역 내 영향력이 큰 중앙당 인사의 지원활동을 통해 선거 초반 분위기를 선점하기 위해 이 전 대표를 대전'충남(27, 28일)과 서울(12월 1, 2일), 박 원내대표를 광주'전남(27, 28일)과 경북(29, 30일) 유세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실제로 이 전 대표는 공식선거운동 첫날 대전역 유세에 참여해 선거운동을 이끌었으며 박 원내대표는 광주와 전남지역을 누볐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영향력을 유지하고 있는 충남(친노진영)과 호남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겠지만 안 전 후보를 지지했다가 부동층으로 물러난 젊은 세대 유권자들로부터는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는 전망을 하고 있다.

지역출신 유력인사들의 투입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지지율을 끌어올릴 수 있겠지만, 열세지역에서는 안 전 후보 지지자들로부터 더욱 멀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 최대 격전지가 될 수도권에서 2030 유권자들이 민주당의 구태를 이유로 투표참여를 포기할 경우 민주당의 대선전략에 막대한 차질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안 전 후보 측의 한 관계자는 "정치개혁이라는 국민적 여망을 뒤로 한 채 당면한 득표전략에 눈이 먼 민주당의 행태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며 "지역주의 타파를 말하면서도 지역출신 인사들을 전면에 내세우는 선거방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민주당의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하지만, 민주당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당의 대선 승리를 위해서는 평당원을 포함한 모든 당원들이 힘을 합쳐야 한다는 취지를 감안하면 이 전 대표의 활동을 '백의종군으로 봐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해명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대선 후보를 내놓은 정당의 당원이 당과 당의 대선 후보를 위해 힘을 보태는 것을 두고 문제 삼을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안 전 후보 역시 이 전 대표와 박 원내대표가 당 지도부 자격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을 뿐 당원으로서 해야 할 도리까지 해선 안 된다는 취지는 아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두 정객의 선거지원활동 덕분에 호남은 물론 특히 접전을 예고하고 있는 충청지역에서 문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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