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심인숙(45) 씨는 요즘 김장 생각에 고민이다. 예전에 11월 중순에 하던 김장을 올해는 12월 초로 미뤘지만, 배추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며 고공행진하고 있어서다. 배추 가격은 지난해 이맘때보다 2.6배, 평년 가격보다 1.7배나 뛰었다.
심 씨가 김장 시기를 미룬 것은 김장철 배추 수급을 위해 김장 시기를 열흘 정도 늦추자는 정부의 캠페인 때문이다.
심 씨는 "배추값이 내리기는커녕 지난주보다 포기당 500원이나 올랐더라"며 "정부 캠페인만 믿고 김장 날짜를 잡았는데 가족들이 한 번에 모여 50포기 이상 김장을 하는 우리 집은 김장비용이 몇만원 더 들게 생겼다"고 말했다.
배추 가격이 떨어질 줄 모르고 있다. 때 이른 한파로 배추 수확량이 감소한 탓이다. 지난 9월부터 배추 수급을 맞추려 '김장 늦춰 담그기'를 권해 온 정부의 입장은 난처해졌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26일 기준 대구지역 배추(상/10㎏) 도매가격은 9천원으로 일주일 전인 19일 8천원에 비해 12.5%, 2주 전 7천500원에 비해서는 20% 상승했다. 한 달 전인 10월 26일 8천원과 비교해도 1천원 올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3천500원에 비해서는 2.6배, 평년 가격인 5천330원 대비 1.7배나 뛰었다.
소매가격도 사정은 비슷하다. 26일 기준 대구지역 배추(상품) 1포기 소매가격은 3천500원으로 2주 전 3천원에 비해서는 16.7%, 지난해 같은 기간 1천715원과 비교해서는 2배 넘게 올랐다.
애초 정부는 11월 들면 배추 출하량이 늘면서 가격이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도 11월 김장철 배추 가격이 10월 대비 20%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추 가격은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
주원인은 11월 중순부터 시작된 추위 때문이다. 때 이른 한파로 배춧속이 차지 않아 수확량이 준데다 김장철을 맞아 늘어난 수요가 가격 상승 요인이다.
배추 재배면적도 지난해에 비해 크게 줄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가을배추 재배면적은 1만3천408㏊로 지난해(1만7천326㏊) 대비 23% 줄어들었다. 농경연은 재배면적을 바탕으로 올해 가을배추 생산량은 135만t으로 지난해보다 29%가량 줄 것으로 전망했다.
대구 농수산물도매시장 관계자는 "산지에서는 농민들이 배추를 비닐로 덮는 등 갖은 노력을 하고 있지만 배춧속이 차지 않아 속만 태우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한파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대부분 김장이 마무리되는 12월 초까지도 배추 가격은 높은 수준으로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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