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톡톡! 스쿨] 초교생들의 알뜰시장 "신나는 실전 경제공부"

화원초교 불우이웃돕기 알뜰시장

사진=지난달 31일 화원초교가 바람직한 소비 교육과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사진=지난달 31일 화원초교가 바람직한 소비 교육과 불우이웃 돕기 성금을 마련하기 위해 '화원 알뜰시장'을 열었다. 화원초교 제공

대구 화원초등학교는 해마다 알뜰시장을 열어 불우이웃 또는 장애인 돕기 성금으로 수익금 전체를 기부하고 있다.

올해 알뜰시장은 10월 31일 2, 3교시에 진행하였는데, 전교생 모두가 운동장에 돗자리를 펴서 물건을 팔기도 하고 사기도 했다. 학부모님들도 학교로 많이 들러서 사주셨다.

알뜰시장을 위하여 학생들은 자신이 잘 안 쓰는 깨끗한 물건들을 모아 가격표를 붙였다. 가게의 간판과 가격표는 알뜰시장이 열리기 전날 미리 꾸몄다. 조원끼리 좋아하는 색깔, 모양, 팔고 싶은 가격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서로를 배려하면서 간판과 가격표를 만들었다.

알뜰시장 당일 물건을 들고 전교생이 차례로 질서를 지키면서 운동장으로 나갔다. 전교생 모두 지정된 장소에 돗자리를 깔고 물건을 내면서 간판과 가격표를 잘 보이게끔 설치하였다. 알뜰시장을 시작한다는 교장 선생님의 말씀 후 학생들이 자기가 가지고 싶은 물건이 있는지 돌아다니며 살펴보기 시작했다.

가격을 보고 너무 비싸니 싸게 해달라고 하는 학생, 자식에게 줄 인형이나 책을 사시는 부모님들, 자기 반 학생들의 물건 사주시는 마음씨 넓은 선생님들로 알뜰시장이 붐볐다. 물건의 종류는 완구, 문구, 도서, 의류 등 다양했다. 신기하거나 재미있는 물건이 나오면 인기가 좋아 빨리 팔리거나 알뜰시장 전에 예약을 하기도 하였다.

특히 아이들이 물건을 들고 홍보하면 훨씬 더 잘 팔렸다. 그리고 마감시간이 다 되어가도 팔리지 않은 물건들은 가격을 낮추어 파는 경우도 있었다. 그렇기 때문에 인기 없는 물건은 미리 싼 값으로 홍보하는 것도 하나의 요령인 것 같다.

시간이 흐르자 물건들이 다 팔려서 돗자리를 접는 학생들도 있었고, 알뜰시장 종료시간까지 못 팔아서 가격을 낮추는 학생들도 있었다. 자신들이 팔아서 번 돈을 계산할 때는 물건을 팔 때보다 더 진지했다. 사실 많이 팔았든 팔지 못했든 중요한 것이 아니다.

4학년 5반의 김미건 학생은 "내가 사고 싶던 물건을 싸게 살 수 있어서 좋았다. 하지만 바람 때문에 넘어지는 간판을 세우면서 물건을 팔려고 하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날씨만 좋았으면 물건을 다 팔았을 것이다"고 말하였다. 4학년 1반의 강보경 학생은 "재미있었고 수익금은 불우이웃에게 기부할 수 있어서 행복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알뜰시장은 헌 것이지만 마치 새것처럼 깨끗한 물건을 싼값에 사니까 필요 없는 사람은 물건을 팔 수 있고 필요한 사람은 싸게 살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또 수익금을 기부하니 뿌듯함까지 느낄 수 있어 좋았다.

알뜰시장은 아껴 쓰고, 나눠 쓰고, 다시 쓰는 좋은 소비생활 태도를 기를 수 있으며 물건을 사고파는 경제활동에도 도움이 된다. 또 남녀 구분 없이 물건을 사고파니까 양성평등을 실천할 수 있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할 수 있으니까 보람찬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화원 알뜰시장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

글'화원초교 5학년 강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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