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비용으로 따뜻한 겨울…'난로의 귀환'

전기료 폭탄 걱정…절약형 난방용품 판매 늘어

26일 대구 한 대형마트 가전매장. 주부 정소연(34) 씨가 온풍기 코너에서 제품을 어루만지며 여기저기 살피고 있다. 정 씨가 찾은 것은 제품의 전력사용량이다. 몇 해 전 온열기 하나를 구입했다가 전기료 폭탄을 맞은 적이 있었던 정 씨는 난방용품을 살 때 전력사용량을 꼼꼼하게 체크하게 됐다.

정 씨는 "전기요금이 인상돼 가급적이면 전력소모가 적은 제품을 구입하려고 한다"며 "집에서도 옷을 두껍게 입고 양말을 신는 등의 방법으로 최소한의 난방만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겨울 매서운 추위가 예보되면서 난방용품 판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소비자들의 주머니 사정까지 고려한 절약형 난방 기기들이 눈길을 끈다. 여기에 전기요금 인상 부담과 전력난에 대비해 가스나 석유를 이용한 난방용품도 인기를 모으고 있다.

◆강추위 예보에 난방용품 판매 급증

대구지역 백화점과 대형마트, 가전양판점 등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 11월 넷째 주까지 난방용품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 이른 추위와 함께 올겨울은 유난히 추울 것이라는 기상 예보가 나오면서 미리 난방용품을 마련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난 것.

대형마트 관계자는 "올해는 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마트 차원에서도 난방용품을 일찍 준비하고 특집전 행사도 예년보다 2주 빠르게 마련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났다"고 말했다.

특히 인기가 많은 제품은 전력소모량이 적은 난방가전이다. 열선을 좌우로 나눠 따로 온열이 가능한 좌우분리형 전기요는 절약형 난방가전의 스테디셀러다. 일월매트의 2013년형 온돌마루 카페트 매트는 거실에서 사용할 수 있을 만큼 큰 사이즈로 제작됐지만 분리 난방이 가능해 전기요금 절감 효과가 있다. 혼자서 사용할 때는 한쪽만 이용하고 가족이 모두 이용할 때는 양쪽을 모두 켜두면 된다. 원목 느낌을 낸 마감재는 물걸레질이나 스팀청소도 가능해 관리도 편리하다.

전기매트의 전자파가 걱정인 가정에는 온수매트가 적당하다. 전력소모가 일반 전기매트에 비해 70%가량 적고 전자파 발생도 적다는 장점으로 올해는 지난해보다 2배 이상인 40여 개의 온수매트가 출시됐다. 온수매트는 뜨거운 물을 매트 내의 파이프를 통해 이동시켜 난방을 하는 온수순환 방식을 원리로 일월, 보국 등 다양한 온열기기 업체에서 제품을 내놓았다.

귀뚜라미가 출시한 보일러온수매트는 제품 소비전력을 350W에서 280W로 낮췄고 저소음 모터를 사용해 기존 제품 대비 소음을 30% 이상 개선했다. 또 물이 넘치지 않도록 수위센서를 탑재했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으로 전원을 차단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돌아온 석유난로'가스난로

1980년대 이후 자취를 감췄던 석유난로도 돌아왔다. 편리하고 안전한 전기 난방이 보급되면서 석유난로는 거의 생산이 중단되다시피 했다. 명맥을 이어오는 기업은 파세코가 유일하다. 1970년대부터 석유난로를 생산해온 파세코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석유난로 매출이 급증해 올해는 판매량 2만 대, 매출액 3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가스난로도 석유난로와 함께 다시 빛을 보고 있다. 부탄가스를 이용하는 코베아의 리틀썬 세라믹 히터는 기존 제품보다 2배 커진 세라믹 플레이트를 사용해 난방력을 향상시키고 가스 기화력을 높여 완벽하게 가스가 소진되기 때문에 가스히터의 단점인 냄새도 크게 줄였다. 또 굿디자인마크를 획득할 정도의 미려한 디자인을 자랑하고 실내는 물론 캠핑용으로도 적합하게 출시됐다.

에너지 전문가들은 "전기 난방은 편리하기는 하지만 석유나 가스를 이용해 전기를 만들면 60%의 에너지 손실이 발생하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이 급격하게 떨어진다"며 "우리나라는 전기요금이 저렴하기 때문에 전기 난방이 보편화됐지만 사실상 에너지를 심각하게 낭비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추위에 난방을 하지 않을 수 없을뿐더러 비싼 요금이 우려되는 것이 현실이다 보니 효율적인 열 관리를 하고자 하는 똑똑한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난방시간을 줄이고 카펫과 러그로 잔열이 오래 유지될 수 있도록 보존한다는 것이다. 냉기가 가장 많은 현관이나 방문 앞, 거실 바닥에 깔아놓을 시 2, 3℃ 정도 높은 체감온도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한다.

대형마트 관계자는 "난방용품을 구매할 때는 항상 전력소모량을 확인해 전기를 아끼고 새롭게 인기를 얻고 있는 가스나 석유난로를 이용하는 것도 전력난을 대비할 수 있는 방법"이라며 "실제로 소비자들이 전기요금과 전력난을 우려해 최대한 절전형 제품을 찾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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