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자전거 달리고, 새 날고… 금호강, 다시 '생명의 물길'로

생태하천 조성 사업 내달 완공…신천·낙동강과 새 관광 벨트로

대구의 젖줄, 금호강이 시민의 곁으로 돌아오고 있다. 2010년 7월 첫 삽을 뜬 이후 다음 달 완공을 앞두고 있는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 사업이 속속 결실을 맺고 있는 것.

4대강(낙동강) 살리기 사업의 하나로 달성군 강정'고령보 낙동강 합류점~동구 사복동 경산시 경계 41.4km 구간에 국비 1천871억원을 투입한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 사업은 ▷홍수 예방 ▷수질 개선 ▷생태계 복원 ▷친수공간 조성 등을 통해 자연과 인간이 함께하는 강을 만들기 위한 것이다.

지난 주말 금호강 동촌지구(대구 동구 효목동 동촌유원지). 2012년 9월 대구 시민들에게 첫선을 보인 '동촌 해맞이다리'가 보행자와 자전거로 북적대고 있었다.

금호강을 시원하게 가로지르는 해맞이다리는 폭 6m, 길이 222m의 사장교(斜張橋)로, 동촌유원지의 새로운 명물이자 금호강의 랜드마크가 됐다. 보행자와 자전거 전용 교량으로, 올 9월 금호강 자전거도로(강정'고령보 낙동강 합류점~동촌유원지~동구 사복동 41.4km)가 개통하면서 해맞이다리를 찾는 시민들이 부쩍 늘어났다.

추억의 휴식처로 잊혀가던 동촌유원지는 지난 2년간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통해 새롭게 부활했다. 해맞이다리뿐 아니라 1만7천여m²유원지 곳곳에 꽃길과 자전거 도로, 산책로가 생겼다. 다리 남쪽 해맞이동산(3만1천여㎡)과 동쪽 아양폭포(높이 16m, 폭 35m)까지 어우러져 평일에도 소풍과 산책을 즐기는 시민들이 넘쳐난다. 매일 저녁 동촌유원지 산책로를 이용하는 주민 김상태(50) 씨는 "금호강 경관이 몰라보게 달라졌다"며 "걷는 재미가 쏠쏠하다"고 즐거워했다.

같은 날 금호강 팔현지구(대구 수성구 고모동 팔현마을). 도심 속 새들의 작은 천국으로 불리는 이곳 역시 보행자와 자전거로 북새통을 이뤘다. 철새 도래지로 유명한 팔현마을에도 지난 2년간 금호강 생태하천 조성 사업 이후 시민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다. 강변을 따라 산책로와 자전거 길이 만들어지고 철새 관망대가 세워지면서 생태학습 공간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지난해 그린벨트로 묶인 땅을 정부가 사들여 나무와 잔디를 심고 산책로, 물놀이장, 스포츠공간이 함께 하는 패밀리파크까지 조성하면서 대구시민들의 대표 가족 나들이 장소 중 하나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금호강 노곡지구(북구 노곡교~팔달교) 하중도(河中島'강 가운데 퇴적물이 쌓여 생긴 섬) 경우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통해 버려진 비닐하우스 경작지대에서 생태 테마공원으로 변신했다.

대구시는 길이 1.1㎞, 폭 260m의 22만㎡(7만여 평)의 공간을 사들여 비닐하우스 526동을 완전히 철거하고, 하중도 상류 쪽 16만6천㎡(5만300평)에 일반 코스모스와 황색 코스모스를 심었다. 지난달 개방한 코스모스 공원에는 구름 인파가 몰려 장관을 연출했다. 대구시는 내년에도 봄'가을 계절별 특성에 맞는 조경 계획을 통해 시민 휴식처를 제공한다.

생태하천 사업의 백미는 올 9월 15일 개통한 금호강 자전거 길이다. 전체 41.4㎞ 가운데 38㎞가 자전거 전용도로로, 자전거를 타며 동촌'팔현'노곡 등 금호강 19개 지구(친수공간)의 자연을 맘껏 즐길 수 있다. 19개 지구별로 군데군데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는 쉼터와 강 생태를 관찰할 수 있는 데크 시설이 있고, 적당한 지점마다 자연형 저수호와 생태습지가 자리 잡고 있다.

자전거 동호인 박제동(34) 씨는 "주변 환경이 너무 아름다워 자전거 투어 때마다 기분이 좋아진다"며 "전국 자전거 동호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코스가 될 것"이라고 웃었다.

금호강은 또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통해 홍수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고 있다. 금호강 수위 조절이 불가능했던 콘크리트 고정보를 철거하고 수위 조절이 쉬운 고무재질의 가동보로 동촌보(높이 3m, 연장 158m)와 무태보(높이 3m, 연장 280m)를 설치한 것.

김범일 대구시장은 "과거 성장 위주 정책으로 소외되고 방치돼 온 금호강이 생태하천 조성 사업을 계기로 시민들 곁으로 돌아왔다"며 "신천~금호강~낙동강 벨트를 세계에 자랑할 만한 관광자원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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