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다가오는 도시철도 3호선] 랜드마크? 흉물? "교각에 물어봐"

<4> 도시 미관 영향은

경관 교량으로 시공되고 있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금호강 횡단교와 만평네거리 경관 교량.
경관 교량으로 시공되고 있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 금호강 횡단교와 만평네거리 경관 교량.

지상 3, 4층 높이로 건물 사이를 달리는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도심흉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시민들의 우려가 크다. 이 때문에 레일을 떠받치는 700여 개의 대형 콘크리트 교각에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대구만의 특색을 살린 디자인을 입혀야 한다는 요구가 끊이지 않고 있다.

디자인 전문가들은 "3호선은 교각 관리와 디자인 적용 여부에 따라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고, 흉물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교각을 시민 볼거리로

대구도시철도 3호선에 대한 시민들의 거부감을 줄이기 위해서는 높이 11m에 이르는 교각의 활용 여부도 중요하다. 3호선 구간에는 30개 역사와 700개 남짓한 대형 교각이 촘촘히 박힌다. 콘크리트 구조물인 교각은 도시 경관을 해치기 십상이다. 특히 관리가 되지 않으면 불법 전단이나 광고지가 덕지덕지 붙은 흉물로 전락할 가능성이 크다.

대구 도심 곳곳의 고가도로 아래에는 수년째 방치돼 있는 폐자전거와 쓰레기, 온갖 전단 광고 등으로 도시미관을 해치고 있다.

반면 교각을 잘만 가꾸면 3호선은 수익 창출과 도시미관 개선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다는 게 디자인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충남 아산시는 2010년 잿빛으로 방치돼 있던 온양온천역 하부 교각에 조선시대 왕들의 온양행차와 시 축제, 온천에서의 휴식 등 3개 테마로 디자인해 도시 명물로 바꿨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3호선은 환승 효과와 광고수입 등 도시철도 전체 운영 개선에 크게 기여할 것이다. 다른 지상 고가구조물보다 작게 만들고 광고, 조명 등도 경관위원회 심의와 전문가 자문을 거쳐 대구의 새로운 볼거리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디자인, 공익광고 방안은

3호선 교각에 기업들의 상업광고를 일부 허용하고 디자인이나 공익광고를 하게 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도시 미관 관리와 함께 수익도 창출하자는 구상이다.

현행 옥외광고법에는 교각 상업광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대구시는 교각관리의 비용 부담이 크고 수익 창출을 위해 교각 상업광고가 가능하도록 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안용모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장은 "지역 정치권과 상업광고 허용 방안에 대해 교감이 있었고 정치권에서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는 입장이어서 조만간 상업광고 족쇄가 풀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태국 등 일부 국가는 모노레일 교각에 다양한 상업성 옥외광고를 유치, 수익 창출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호주 시드니, 미국 라스베이거스, 태국 방콕 등은 모노레일 교각에 창의성 있는 상업광고를 설치, 모노레일을 관광상품화하는 것은 물론 수익도 거두고 있다"며 "3호선 교각도 상업광고 유치를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3호선 700여 개의 대형 교각 특정 구간에 대기업이 옥외광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대신 대구의 문화, 인물, 자연환경 등을 주제로 한 테마광고나 공익광고를 의무화시켜 볼거리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것.

대구가톨릭대 김혜성(언론광고학부) 교수는"지금은 금지돼 있지만 교각에 창의성 있는 광고를 입히면 수익 측면은 물론 시민들에게도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고 활용 여부에 따라 대구의 랜드마크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도시철도건설본부 관계자는 "옥외광고법 개정이 전제돼야 하겠지만, 상업광고를 허용할 경우 엄격한 광고심의위원회를 가동해 도시 미관을 업그레이드 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발혔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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