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대구 북구의회와 영양군청 인사들의 폭행

경북 영양군에서 승진 대상자이긴 하지만, 유책 사유로 징계를 받았던 모 과장이 술집에서 우연히 만난 부군수에게 술병을 휘둘렀다. 이마가 찢어져 봉합 수술을 받은 부군수는 징계 절차가 조만간 끝나더라도 이번 승진에 포함시켜서는 안 된다는 지극히 상식적인 인사 판단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 대구 북구의회에서는 의정 지원비 등을 둘러싸고 의회 운영위원장과 북구의회 의장이 막말 끝에 멱살잡이를 하다가, 운영위원장이 의장에게 주먹을 휘둘러 북구의회 윤리특위에 넘겨졌다.

공무원 조직의 중간 간부와 기초의회 분과위원장이면 지역 주민들과 호흡하는 지역 리더들이다. 이들이 대화와 법을 제쳐 두고 주먹과 술병을 휘두르는데 어떻게 행정이 신뢰를 받고, 의정 활동이 주민 지지를 받을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평소 당사자 간 감정선이 어떠했든, 속사정이 무엇이든 금줄을 넘어서 버린 부끄러운 짓이 다시는 되풀이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물론 민주주의가 깔끔한 것일 수도, 정돈된 것일 수도, 조용한 것일 수도 없음은 우리 누구나 안다. 일상에서 혼란이 양념처럼 섞여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반드시 지켜야 할 그 무엇이 엄존하는 것도 사실이다.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묵시적 관습적으로 우리 근간을 지켜 나가는 이 잣대는 공적인 삶을 택한 사람이라면 앞장서서 지켜야 할 윤리적인 가이드라인이다.

이 가이드라인을 넘어서서 손가락질을 자초하고, 공직 사회와 기초의회의 품위를 떨어뜨린 인사들에게는 일벌백계식 조처가 불가피하다. 우리가 살고 있는 민주주의는 다양성을 허락하고, 비판을 허용한다. 그 두 가지로 상대방을 설득하고, 잘잘못을 가리면 충분하다. 폭력을 구사하는 기초의원, 술 핑계를 대며 폭행을 변명하는 지방공무원, 우리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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