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경제운전 연비왕 태진천 씨

"애마에 '느긋한 마음' 넣으면 기름값 적게 들죠"

"연비를 높이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입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으면 아무리 좋은 방법도 소용이 없습니다."

26일 '2012 대구 경제운전 연비왕'으로 선발된 태진천(51.수성구 고산동.한국환경공단 대구경북지사 근무) 씨가 밝힌 경제운전의 최우선 조건이다. 그는 자신의 자동차에 측정 장비를 달고 20일간 시행된 연비왕 선발대회에서 집과 직장이 있는 성서산업단지를 오가며 19.88㎞/ℓ의 높은 연비를 시현했다. 이는 그의 승용차(아반테 HD 1.6VVT 오토) 표준 연비 15.2㎞/ℓ보다 무려 30.8% 높은 수치다.

태 씨는 경제운전 전문가다. 2010년 환경부가 개최한 '친환경 운전왕 선발대회'에 출전, 2위를 차지한데 이어 지난해에는 대구지방환경청이 연 '친환경 운전왕 선발대회'에서 우승했다.

태 씨가 경제운전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1993년부터다. '환경'과 관계 있는 직장에 근무하는 만큼 온실가스 이산화탄소 저감에도 도움이 되는 운전법을 고민하게 된 것이다. 이 전까지 그도 여느 운전자처럼 과속을 하고 급출발, 급제동을 일삼았다. 하지만 꼼꼼하게 기록하는 습관 때문에 차계부를 쓰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차계부를 쓰면서 운전 습관에 따라 연료비 차이가 많이 난다는 사실을 눈으로 확인하게 됐죠. 1996~2007년 안동에서 대구로 출퇴근하면서 본격적으로 경제운전을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20년째 차계부를 쓰고 있는 태 씨의 경제운전 비법은 마인드 컨트롤이다. 그는 운전석에 앉으면 늘 안전운행을 다짐한다고 했다. "끼어드는 차량에 대해서는 기꺼이 양보한다는 마음을 갖고 앞차와 충분한 거리를 유지하면 급제동과 급출발을 하지 않게 되어 연료를 절약 할 수 있습니다. 또 앞 차 제동등이 켜졌을 때 가속페달에서 발을 떼는 것 만으로도 차간 거리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는 교통 흐름을 타는 것도 경제운전을 위해 필요하다고 말한다. "다른 차의 움직임에 상관 없이 거북이 운전을 하면 뒤따르는 차량들이 제동과 차선 변경을 할 수밖에 없어 안전 문제가 발생하고 다른 차량의 연료 소모도 증가시킵니다. 적절하게 속력을 내는 것도 중요합니다."

또 태 씨는 경제운전을 위해 가급적 가속페달을 밟지 않는다고 했다. "내리막길은 관성을 이용해서 내려갑니다. 교통 흐름을 위해 속도를 높여야 하는 경우에도 가속페달을 10% 이상 밟지 않습니다. 급출발을 위해 가속페달을 힘껏 밟아도 10% 정도만 동력으로 전달되고 나머지는 불완전 연소로 소모되기 때문에 가속페달 조작은 발을 살짝 올리는 정도로 충분합니다." 그는 경험상 고속도로에서는 시속 90㎞ 정도에서 연비 효율이 가장 좋고 연료를 가득 넣으면 절반 정도 넣는 것에 비해 20㎏ 이상 무게가 더 나가기 때문에 연료를 가득 채우는 것도 경제운전을 위해 좋지 않다고 했다.

태 씨는 우리나라 교통 문화가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금만 늦게 출발하면 경적을 울리고 틈만 보이면 끼어드는 문화가 경제운전을 헤치는 주된 요인이라는 것. 그는 마음만 먹으면 2~3달 내에 운전 습관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습관을 바꾸는 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라 습관을 바꾸려고 노력을 안하기 때문에 어려운 것입니다. 말로 경제운전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사람은 많지만 정작 행동으로 옮기는 사람은 적습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