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진·회화·조각의 오묘한 조화

강세현 초대전, 5일까지 맥향화랑

▲강세현 작
▲강세현 작

#아크릴물감 겹칠 후 조각칼로 파내 작품 깎아내기까지 '고난의 작업'

젊은 화가 강세현의 초대전이 맥향화랑에서 내달 5일까지 열린다.

강세현은 조각과 사진, 회화의 경계, 그 오묘한 위치에 서 있다. 그는 밝은 색의 아크릴 물감을 8~10겹 정도 겹쳐 칠한다. 제일 위에 어두운 톤의 색으로 마무리한 후 그것을 조각칼로 파낸다. 그러면 여러 겹의 색이 드러나면서 스크래치의 흔적만이 남는다. 사진의 이미지로 나타나는 것은 마치 목판화 같다.

"그리는 과정은 없어요. 그린다는 건 점층시키는 작업이잖아요. 이렇게 쌓아가는 게 문명의 축적물처럼 느꼈어요. 그래서 그 반대로 가보자 했죠."

그의 작업에는 물감을 '쌓는 것'과 '깎는 것' 두 가지만이 존재한다. 삭제하고 걸러낸 결과물이 우리가 보는 작품이다.

마치 사진같다. 캔버스 위에 나타난 이미지들은 작가가 직접 찍은 사진도 있고, 기존 매체의 이미지도 존재한다. 서점에서 한 소녀가 책을 빼드는 장면, 많은 인파들이 어디론가 걸어가는 모습, 도시의 야경, 연주홀의 관객과 결혼식을 지켜보는 하객 등 이미지는 다양하다. 작가가 보여주려고 하는 이미지는 도시인의 여러 가지 군상이다. 이들은 어딘가 몰두하고 있다.

"특정한 주제를 정해놓고 이미지를 정하지는 않아요. 직관적으로 이거다 싶은 이미지를 골라내요. 직접 찍은 사진도 있고 기존 매체에서 이미지를 빌려오기도 해요. 하지만 이미지를 골라놓고 보면 모두들 사람들이 어딘가 집중하고 있는 이미지예요."

이 작업은 노동에 가깝다. 물감을 칠하고, 이미지를 일일이 파내는 작업은 지난한 노동을 수반한다. 100호 크기 한 작품을 작업하는 데 하루 10시간 한 달 꼬박 걸린다. 사진과 그림, 그리고 조각의 이미지가 혼합된 그의 작품은 깊은 사색을 이끌어낸다. 053)421-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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