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28일 지지자들 앞에 섰다. 후보직 사퇴 선언과 함께 24일 지방으로 잠행한 이후 닷새만이다.
안 씨는 이날 서울 종로구 공평동 캠프 근처에서 박선숙'김성식'송호창 공동선대본부장 등 캠프 인사 10여 명과 오찬을 함께했다. 안 씨는 이날 향후 대선전에서 자신의 정치적 역할에 대해 "무슨 일을 할 때 제 개인의 입장이 아니라 지지해주시는 분들의 입장에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고 유민영 대변인이 전했다. 또 "(이번에 저를) 도와준 분들에게 평생 빚진 마음을 어떻게 갚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그 빚은 갚아 나가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개인'적으로는 문 후보에 대한 불신이 남아있지만, '대의'를 위해선 문 후보를 돕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안 씨는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선거운동 지원과 관련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 참석자들의 얘기다. 다만 안 씨는 이 자리에서 선거 지원이나 향후 행보 등과 관련, "23일 사퇴 기자회견문에서 밝힌 것 그대로"라고 했다는 점에서, 그가 어떤 식으로든 문 후보를 돕긴 도울 것이라는 게 캠프 관계자들의 해석이다. 따라서 안 씨가 문 후보와 함께 선거운동 지원에 나서는 것은 일러야 내달 초쯤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각에선 "지지자들의 입장에서 지원을 판단하겠다"는 안 씨의 발언에 대해 그의 사퇴로 인해 문 후보와 민주당에 섭섭함과 서운함, 실망감을 느끼고 있는 지지층을 배려하며 선거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의중이 담겼다는 해석도 나온다. 안 씨의 지지층 중 사퇴 선언 이후 상당수가 부동층으로 옮겨가거나 일부는 새누리당으로 이동한 현상을 고려한 판단이라는 것이다.
안 씨는 이날 1시간 30분가량 캠프 인사들과 오찬을 함께 한 뒤 다시 지방으로 내려간 것으로 알려졌다.
유민영 대변인은 "안 전 후보는 23일 사퇴 발표 이후 한 번도 문 후보와는 만나지 않았다. 이날도 문 후보나 선거 지원 얘기, 캠프 해단식 시기 등에 대해서도 말씀이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안 씨는 그간 지방에서 머물며 "고마운 분들에게 전화를 하거나 만나고 있다. 또 며칠간 책이나 영화를 보면서 쉬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 캠프 한 관계자는 "이날 만남에서 '지지자들이 후보직 사퇴로 상처를 입었다. 책임감 차원에서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며 "하지만 직접적인 답변은 없었지만 조만간 행동에 옮길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안 씨의 멘토인 법륜 스님은 25일 부산 강연에서 안 씨를 지지한 참석자에게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하라"며 문 후보 지지를 밝힌 바 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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