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8대 대선은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간의 팽팽한 양자 대결구도로 펼쳐지고 있다. 이번 대선은 초반부터 프레임 전쟁이 펼쳐지고 있지만 선거 판세를 좌우할 만한 변수도 적지 않다.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 여부 ▷안철수 지지층의 향배 ▷대구경북의 표심 ▷네거티브 공세의 효과 ▷PK지역 등의 지역구도 재현 ▷2030세대와 5060세대의 선택 등을 조명해본다.
지난 2008년 미국 대선은 '최초의 흑인 미국 대통령'을 탄생시켰다는 정치적 의미를 갖고 있다. 노예에서 해방된 흑인이 대통령의 자리에까지 올랐다는 것은 미국이 기회의 땅이라는 사실을 재확인시켰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이 민주당 경선에서 승리했다면 '미국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으로 이어졌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이번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가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 '준비된 여성대통령'이 먹혀든다면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역사가 깊은 미국보다 먼저 여성대통령을 탄생시키게 된다.
유교적 가부장적 문화가 온전하게 남아있는 한국사회에서의 첫 여성대통령 탄생은 남성을 대신해서 여성이 대통령직을 수행한다는 단순한 남녀 간의 역할 대체의 의미를 넘어, 남성 위주의 사회구조에 근본적인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파괴력이 만만찮다는 분석이다.
새누리당이 대선 전략으로 '여성대통령론'을 내놓자 민주통합당은 박 후보가 언제 나약한 여성의 모습을 보인 적이 있었느냐며 박 후보의 여성성을 공격하며 여성대통령론의 의미를 축소하려고 하고 있다. 민주당의 이 같은 공세는 '여성들의 정치적 성향이 약하다'는 지금까지와의 속설과 달리 각국 선거에서 여성표 결집세가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번 미국 대선에서 여성표의 54%가 오바마 대통령을 지지하는 등 미국 대선을 좌우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한 대학교수가 여성대통령론을 내세운 박 후보에 대해 '생식기만 여성'이라며 막말을 하자 여성계까지 들고 일어나서는 등 최초의 여성대통령 탄생 여부는 이번 대선을 바라보는 핵심 관전포인트 중의 하나로 떠올랐다.
여성대통령론의 전도사는 성공한 여성 CEO인 김성주 새누리당 공동선대위원장이다. 그녀는 박 후보가 당선되는 것은 여성혁명의 시작이라며 우리 사회가 변화하는 시발점이 될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즉 남성과 여성의 편 가르기가 아니라 여성대통령은 술접대 문화와 가부장적 사회 분위기 등 우리 사회 전반의 변화를 이끄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물론 박 후보와 문 후보가 제시하고 있는 여성정책 공약에서의 차이는 크지 않다는 지적이다. 여성의 사회참여 기회보장과 보육정책 등의 여성정책은 대동소이하다.
민주제도가 정착된 현대국가에서의 여성 정치지도자는 독일의 메르켈 총리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이에 김성주 위원장은 여성대통령 탄생은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이게 될 것이라고도 주장하고 있다.
서명수기자 diderot@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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