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권 벨트 경산·포항·구미…근로자·2030 비중 높아

문재인, 30일 집중 공략

분초를 아껴야 하는 대선 후보들의 동선(動線)에는 전략이 담겨 있다. 유세 효과의 극대화를 위한 선택이다. 새누리당의 아성이라고 평가받는 대구'경북을 찾는 유력 후보들의 발걸음에도 이 같은 고민이 녹아 있다.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나흘째인 30일 대구와 경북을 방문한다. 지역에서의 유세는 대선 후보 등록 이후 처음이며, 지난 10월 25일 대구시당'경북도당 선거대책위원회 출범식 참석 이후 두 달여 만이다.

문 후보는 이날 오후 1시 30분쯤 포항 죽도시장, 오후 4시 경산 영남대에 이어 저녁에는 대구 동성로에서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아울러 신공항 건설 추진, 혁신도시의 성공적 완성, 첨단의료복합단지 활성화 등의 대구경북 공약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후보는 지난 10월 방문 당시 "국가균형발전정책을 확실하게 추진하고 대구경북의 발전 동력을 다시 살려내겠다"며 ▷첨복단지의 신약 개발 육성 ▷대구경북 경제자유구역 지원 ▷경북 동해안의 신재생에너지사업 중심화 등을 약속한 바 있다.

특히 문 후보의 첫 대구경북 유세는 박근혜 새누리당 후보, 안철수 전 무소속 후보의 행보와도 닮아 관심을 끌고 있다. 포항 죽도시장은 이달 23일 박 후보가 다녀간 곳이고, 경산은 출마 선언 이후 단 한 차례 지역을 찾았던 안 씨가 특별강연(대구대'10월 8일)을 한 곳이다. 박 후보도 자신이 재단이사장을 지낸 영남대를 포함한 경산 유세를 검토해왔으나 아직 성사되지는 못했다.

유력 주자들이 이처럼 경산과 포항, 구미를 집중공략하는 것은 이곳들이 승부처라고 보기 때문이다. 경산은 전국 최고의 대학도시인 만큼 2030세대의 비중이 높고, 포항'구미는 경북 최대 도시인데다 공단 근로자 가운데 외지인 비율이 높아 상대적으로 새누리당 지지세가 약한 곳으로 분석된다. 안 전 후보의 사퇴에 따른 무당파'유동층의 흡수도 주요 목표다.

실제로 새누리당이 최근 자체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포항과 구미는 유일하게 박 후보 지지도가 60%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경북 일부 지역에서 80% 이상 지지율이 나온 데 비하면 '대구경북 내 야권 벨트'라 부를 수 있을 정도다. 새누리당 한 관계자는 "경산은 대선과 함께 단체장 보궐선거가 치러져 그나마 보수층의 집결이 예상되지만 구미'포항은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며 "박 후보뿐 아니라 선대위 차원에서도 야권의 바람몰이에 철저히 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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