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혁을 둘러싼 검찰 조직의 내홍이 심각한 수준이다. 한상대 검찰총장이 28일 대검 중수부 폐지에 반발한 최재경 중수부장에 대해 석연찮은 이유로 감찰조사를 지시하자 검사들이 총장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리고 대검 간부들도 퇴진을 건의하는 등 집단행동에 나서며 상하 간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일선 검사들 입에서는 "모두가 다 죽는 파국"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고 한다.
한 총장은 예정보다 일주일 앞당겨 30일 일련의 검사 비리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하고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수뇌부 책임론과 중수부 폐지론을 둘러싼 의견 충돌이 최 중수부장 감찰 사태로 표면화되면서 결국 집단 항명 사태까지 벌어지는 등 검찰이 개혁도 해보기 전에 스스로 무너지는 혼란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검찰 간부나 일선 검사들이 총장의 개혁안에 이견을 표시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조직에 몸담고 있는 구성원들이 그래도 검찰이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하지만 중수부 폐지를 포함한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개혁 없이 검찰 위상을 문제 삼으며 책임질 사람이 먼저 책임지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것은 국민으로서는 납득하기 힘들다.
이런 자중지란으로는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 회복은 말할 것도 없고 개혁도 없다. 이제는 검찰 스스로 개혁에 대한 내부의 공감대를 모으고 결단해야 한다. 수뇌부 퇴진도 마땅히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검찰의 의식 전환과 개혁에 대한 근본적인 처방이 먼저다. 검찰 구성원들이 제 주머니를 뒤집어 먼지를 털 생각은 않고 손만 찔러 넣은 채 총장부터 책임지라고 하는 것은 구습의 반복이자 제자리 뛰기다. 총장뿐 아니라 검찰 조직 전체가 결단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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