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K-9 중고 부품 납품한 삼성테크윈

국군 포병의 주력 무기인 K-9 자주포에 중고 부품이 납품된 사실이 밝혀졌다. 이 같은 납품 비리는 어제 창원지검 특수부가 K-9을 생산하는 삼성테크윈 경기도 성남 본사와 경남 창원공장 등을 압수 수색하면서 드러났다. 삼성테크윈은 K-9의 핵심 부품인 파워팩 중고품을 새것처럼 군에 납품해 차익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불량이나 결함으로 반납한 파워팩을 폐기하지 않고 새것으로 둔갑시켜 다시 군에 납품한 것이다.

K-9은 우리 군의 주력 포다. 1999년 우리 기술로 개발돼 이듬해부터 육군에 배치되기 시작했다. 백령도와 연평도 등 최전방 지역에 700문 정도가 집중 배치돼 북한군의 장사정포에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K-9은 2010년 11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당시 배치됐던 6문 중 3문이 고장 나 적절히 대응하지 못했다.

말썽을 빚고 있는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6월 삼성그룹의 내부 감사 결과 부정이 적발돼 사장이 경질됐던 바로 그 업체다. 당시 갑작스런 사장 경질이 K-9 자주포 관련 비리와 연관돼 있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삼성테크윈은 지난 2010년에도 납품 비리 사실이 국민권익위에 적발돼 검찰의 수사를 받은 바 있다.

이뿐만 아니다. 최근에는 국군 명품 전차를 표방했던 K-2 전차에 독일산 결함투성이 파워팩이 사용돼 국방에 구멍이 뚫렸다. 2010년에는 한국형 수륙 양용 장갑차가 물속에 들어갔다 나오지 못해 승무원이 전사하는 일도 있었다. 군납은 방위산업의 특성상 모두 투명하게 공개할 수 없는 부분이 많다. 그렇다고 이것이 일부 납품 업체들의 부정한 돈벌이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군납 비리는 철저하게 뿌리를 뽑아야 한다. 그 방법 중 하나가 부정과 비리를 저지르다 적발되면 영구 제명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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