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하오 통신] 서시(西施)와 음식

중국 절세미인이 최고의 음식 만들어

중국에서는 맛있는 음식을 미식(美食)이라 하고 잘생긴 여인은 미인(美人)이라 부른다. 따라서 고대 중국 4대 미인의 고향에는 미식과 미인을 연결한 음식문화가 형성됐다.

중국의 4대 미인은 서시, 왕소군, 초선, 양귀비를 일컫는다. 그중 서시(西施)는 고대 중국 4대 미인의 으뜸으로 저장성(浙江省) 출신이다. 그 미모에 물고기마저 부끄러워 물속으로 가라앉았다는 침어(沈魚)설이 있는 서시는 마음도 착했다고 한다.

자신의 조국인 월(越)나라가 몰락의 길을 걷자 서시는 월왕의 명에 따라 스스로 적국인 오(吳)나라로 가서 미모로 오왕을 유혹해 오나라를 멸망하게 했다.

서시는 오나라에 있을 때 가족을 몹시 그리워했고 특히 겨울이 되면 둥근 떡을 구워 외조모와 외조부에게 효도하려는 마음이 지극했다고 한다. 오왕이 그 일을 알고 서시에게 떡을 굽게 했으며 특히 사람을 파견해 월나라에 있는 서시의 외조모와 외조부에게 전달했다고 한다. 따라서 이 떡은 서시가 만든 '만남의 떡'이라고 해서 '서시 단원병'(團圓餠)으로 불린다. 이 단원병은 밀가루에 실처럼 썬 무를 넣어 구운 떡이다. 무와 파, 고추, 돼지고기를 소로 만들어 납작하게 떡으로 빚어 약한 불에 노릇노릇 구웠기 때문에 껍질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매콤달콤 고소하다. 서시의 고향 저장성에서는 오늘날에도 명절이나 경사스러운 날이면 서시의 효도하는 마음이 담긴 이 떡을 먹고 특히 부모님과 노인들은 항상 이 떡을 빼놓지 않는다.

서시와 관련한 음식으로 '서시 두부'를 빼놓을 수 없다. 서시 두부는 두부와 돼지 피, 녹말가루, 닭국물 등을 재료로 만든다. 두부와 돼지 피, 닭국물을 냄비에 넣고 끓이다가 녹말가루로 마감하는 두부요리다. 야화(野話)에 따르면 청(淸)나라 건륭제(乾隆帝)가 사복 차림으로 저장성에 이르러 한 산기슭에서 잠깐 쉬는데 동네에서 밥 짓는 연기가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그러자 건륭제는 허기를 느꼈고 그러던 차에 한 시골집에서 두부요리를 맛보게 되었다. 건륭제가 요리 이름을 묻자 농가 주인은 서시 두부라고 했고 견륭제는 아름다운 음식은 맛보았지만 수백 년 전 절세미인은 이미 세월 속으로 사라졌다는 생각에 아쉬움을 느꼈다고 한다.

서시 단원병과 서시 두부가 서민적인 음식이라면 '서시 새우'라는 이름의 새우볶음은 소부르주아적인 분위기를 다분히 풍긴다. 이 음식은 서시의 고향이 아니라 중국의 대도시 상하이(上海)의 대표 음식이다. 서시의 살갗처럼 우윳빛을 띠는 새우가 고소한 냄새를 풍기는데 한 점 집어 먹으면 매끄럽게 입속을 자극한다. 새우에 우유를 넣었기 때문에 우윳빛을 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