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황에 새집 마련 부담…"이사 보다는 인테리어"

집값 유동성이 커지면서 새집을 장만하기보다는 살던 집을 새로 꾸며 그대로 머무는 가구가 늘고 있다. 대형마트의 집수리 용품 코너.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집값 유동성이 커지면서 새집을 장만하기보다는 살던 집을 새로 꾸며 그대로 머무는 가구가 늘고 있다. 대형마트의 집수리 용품 코너.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김상현(41'대구 중구 동인동) 씨는 요즘 회사일을 마치면 곧바로 집으로 달려간다. 그는 "아파트 매물도 없고 앞으로 집값이 어떻게 될지 몰라 새집을 사려던 계획을 접었다"며 "아내와 상의 끝에 새집을 사는 대신 인테리어를 바꿔 집 분위기를 바꾸기로 했다"고 말했다.

집값 오름세가 지속되고 아파트 매물이 줄면서 새집을 장만하거나 이사를 하기보다는 기존 주택을 개조하거나 인테리어를 고쳐 자기 집을 고수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온나라부동산 포털에 따르면 지난 9월 대구 주택 거래량은 3천126건으로 8월 3천617건에 비해 500건 가까이 줄었다. 이사철 평균 5천 건 이상 거래되는 것을 감안할 때 예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 인테리어에 대한 관심은 서점가에서도 나타난다.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부동산 투자 서적에 대한 관심도는 급격히 낮아진 대신 기존 주택을 꾸미고 가꾸는 다양한 인테리어 서적이 인기를 얻고 있다.

교보문고에 따르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현재까지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이 인기를 끌었다. 2003년 부동산 투자 관련 서적 판매량은 3만6천 권에서 부동산시장이 절정이었던 2008년 9만3천600권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같은 해 홈인테리어 책은 1만2천100권에 그쳤다.

그러나 최근 들어 재테크 서적 판매량이 부동산 투자 서적을 추월했다. 올해 투자 관련 서적판매는 4만3천 권이었지만 홈인테리어 서적은 5만6천800권이 팔렸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 주택 불황으로 주택이 과거 재테크 수단에서 실거주 공간으로 개념이 바뀌고 있다"며 "부동산 경기 침체가 계속되고 있는 만큼 서점가에서도 인테리어 선호 트렌드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테리어 용품 판매량도 늘고 있다. 이마트 만촌점에 따르면 이사철인 9월과 10월 집보수 용품과 공구'철물, 전기재료의 매출이 전년보다 각각 7%, 5%, 10.8% 증가했다. 휴일 영업제한 등의 이유로 대형마트 전체 매출이 2~3% 줄어든 것과 대조적이다. 페인트(10.9%), 벽지(20.4%), 접착'보수용품 (13.3%) 매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마트 조명'공구파트 윤여택 담당은 "부동산 경기 등과 맞물려 인테리어족이 늘면서 인테리어 관련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임상준기자 new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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