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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구를 기부 문화 중심도시로

대구 시민들의 기부가 부끄러운 수준에 머물고 있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집계 결과 지난해 대구 모금액은 65억 8천여만 원으로 전국 16개 시도 중 12위를 기록했다. 1인당 기부액으로 나누면 2천625원으로 14위로 떨어진다. 인구 250만 대구 모금액이 인구 187만 명인 전북 모금액 75억 2천900만 원에 비해서도 턱없이 적다.

이는 개인이나 기업 모두 기부에 인색해서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대한상공회의소 등록 기업 대비 기업 기부 참여율이 2.9%에 불과해 전국에서 15위라고 했다. 기업들은 기업 홍보나 이미지 관리를 위해 연말에 집중되는 이벤트성 기부에 치중하고 있다.

기부 문화가 활착하려면 기업이나 개인이 연중, 일상생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매일신문이 2002년부터 펼쳐온 '이웃사랑'은 좋은 본보기가 된다. 이 코너엔 매주 1천만~2천만 원 안팎의 성금이 들어온다. 수백 명 개인 기부자들이 꾸준히 십시일반 모은 성금이 모여 강줄기를 이룬다. 누적액이 50억 원을 향하고 있다. 이를 통해 나눔은 여유가 있어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사랑의 실천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웃사랑이 성공한 또 다른 배경은 투명성이다. 자기가 낸 성금이 누구에게 어떻게 사용되고 결과가 어찌 됐는지가 신문 지면을 통해 낱낱이 공개된다.

사회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복지를 필요로 하는 계층은 확대될 수밖에 없다. 세수 증대를 통한 사회 안전망 확충이 필수이지만 그래도 사각지대는 생긴다. 그 공백을 기부 문화로 메울 수 있다면 사회는 아름답다. 이 같은 기부 문화는 기부를 한 사람이 잘했다는 느낌이 들 때 더욱 확대될 수 있다. 기부자들에게 행복감을 안겨주고 올바른 기부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은 기부를 받은 기관들이 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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