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5월 개통하는 상인~범물 간 4차 순환도로가 고가도로나 지하차도 등 입체화 시설 없이 양쪽 끝에서 신호등이 있는 평면 교차로에 합류되면서 지'정체가 우려되는 등 '도시 고속화도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비싼 통행료를 내고도 진출'입 구간에서 멈춰 서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의 불만이 높거나 이용률이 크게 떨어질 우려가 높지만 대구시는 민원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입체화 시설 추진에 뒷짐만 지고 있다.
교통 전문가들에 따르면 상인~범물 간 4차 순환도로를 고속으로 달려온 차량은 현재와 같은 도로 구조상 상인동 월곡네거리 부근과 범물동 용지네거리 부근에서는 '거북이 걸음'을 해야 한다.
하루 예상 통행량이 5만4천 대인 이 구간의 서쪽은 앞산순환도로를 빠져나온 차량과 상화로에서 합류하는데다 이 지점부터 도시 간선도로 통행을 위해 신호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신호 대기를 위해 차량이 정차해야 하기 때문에 상인~범물 구간의 양쪽 끝은 감속 운행과 더불어 지'정체가 예상된다.
민자구간이 끝난 뒤 첫 교차로인 월곡네거리 부근은 지금도 출'퇴근 시간 지'정체가 극심하다. 월배 신도시 내 우회도로 등 연결 도로망이 부족해 차량들이 월곡로로 이동하기 때문이다. 월곡네거리 교차로에서 상화로를 따라 2.5km가량 가면 대구수목원 입구에 이른다. 정부대구지방합동청사 입구와 통하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은 2014년 개통을 목표로 하는 대구테크노폴리스 진입도로의 합류지점으로 이 도로가 개통되면 상화로의 통행량이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신호 대기로 인한 감속 운행과 지'정체가 예상되지만 대구시는 민원과 예산 부족을 이유로 뒷짐만 지고 있다.
대구시 건설본부에 따르면 범물동 부근은 민간 사업자와 협약을 맺은 상태다. 개통 후 10년간 평면 교차 형태로 운영한 뒤 문제가 나타나면 용지네거리에서 고가차도를, 관계삼거리에서는 지하차도를 건설하기로 한 것. 이에 따라 용지네거리 부근 도시철도 3호선 모노레일의 교각 높이가 높게 설계됐다.
10년의 유예기간이라도 정해놓은 범물동쪽과 달리 상인동 구간은 이 같은 협약조차 없다. 민자구간을 지나면 4차 순환도로는 제 기능을 잃게 되는데도 대구시는 뚜렷한 해결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과거 대구시는 도심 곳곳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의 경우 개통 후 원활한 흐름을 위해 입체화 시설을 계획했다. 1998년 진천천 일대를 반복개하면서 도로로 덮이지 않은 부분에 교각 기둥을 미리 마련해뒀다. 4차 순환도로가 상화로 부근에서 고가도로로 연결될 수 있도록 기초 공사를 해놓은 것. 대구시는 이처럼 교각 기초까지 다져놓고도 순환도로 입체화를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4차 순환도로 공사가 끝난 뒤에 다시 입체화 시설을 만들어 구간을 연결하기 위해서는 4차 순환도로 상인~범물 구간 가운데 일부에 통행 제한 등이 불가피하다. 재공사에 드는 추가 비용도 만만치 않다. 4차 순환도로 공사에 연계한다면 추가로 지출하지 않아도 될 비용이지만 상인~범물 구간 완공 시점까지 입체화 시설 공사 계획은 없다.
전덕채 대구시 건설방재국장은 "입체화 시설 공사를 미루는 이유는 대곡동 인근 아파트 등 주민들의 민원이 우려되기 때문"이라며 "해당 구간의 지'정체에 대비해 단기적으로는 일부 구간에서 차로를 확장하고 신호주기를 조절할 계획이고, 장기적으로는 테크노폴리스 진입로 등 개통에 맞춰 연속용 교통시설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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