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후보들 유세차량 "안전 또 안전"…朴·文 모두 카니발 승합

"사고 소식을 듣고 잠시 동안 멍했습니다. 뒤통수를 세게 맞은 느낌이었죠. 만약 제가 실수라도 하면 역사의 죄인이 된다는 생각에 정말 조심할 겁니다."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가 고(故) 이춘상 보좌관의 장례 이후 5일 첫 지방유세를 재개한 가운데 남다른 각오를 다지는 사람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박 후보의 옛 지역구, 대구 달성에서 당선된 이종진 국회의원실의 변태곤(49) 보좌관이다. 1998년 달성군당원협의회 청년부장으로서 박 후보와 첫 인연을 맺은 뒤 15년째 박 후보를 지근거리에서 돕고 있다.

그는 특히 이번 대선을 비롯해 박 후보의 충청권 이남 지방 방문 일정 때마다 박 후보가 타는 차량의 운전을 도맡아 하고 있다. 박 후보가 항공'열차 편으로 대구경북'부산울산경남'광주전라지역을 찾을 때 대구에서 렌트한 차량으로 마중 나간다.

그는 5일 박 후보가 여수-순천-목포-광주로 이어지는 유세에 타고 다닐 카니발 승합차의 핸들을 잡으면서 '안전 운전'을 거듭 다짐했다. 규정속도 준수는 기본이다. 일정 자체도 사고 이후 최대한 단순화됐다.

"이 보좌관의 사고 이후 집사람이 '조심, 또 조심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더군요. 유력한 대통령 후보님이 탄 차량에 사고가 나선 안 될 일이죠. 어깨가 무겁습니다."

변 보좌관은 박 후보가 차량 이동 중에도 쉬는 틈이 없다고 귀띔했다. 강행군으로 부족한 잠을 보충할 법도 하지만 다음 유세지에서 발표할 연설 원고, 보고서를 읽거나 꼭 필요한 전화통화가 이어진다는 전언이다. 때로는 식사시간을 아끼기 위해 이동 중에 도시락을 먹기도 한다.

박 후보의 승합차에는 수행비서 등 3명만 탄다. 렌트한 차량이라 특별한 장치는 없다. 다만 아이스박스는 반드시 챙겨야 할 필수품이다. 지지자들과 악수를 많이 해 손목이 아플 때 얼음찜질을 하기 위해서다.

반면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 측은 지방유세 때 서울에서 차량이 직접 이동한다. 차종은 박 후보와 같은 카니발 승합차다. 휴대용 프린터와 이동식 인터넷 접속장비도 설치돼 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전했다.

이상헌기자 dava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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