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전통시장의 변신…친절·쾌적·가격 삼박자 유혹

대형 마트 휴무일엔 세일, 문화행사 인기

대형 유통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골목 상권 수호자였던 전통시장이 변화와 쇄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대형 유통업체들의 공세에 맞서 골목 상권 수호자였던 전통시장이 변화와 쇄신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매일신문 DB

올해는 대구지역 전통시장에 특별한 해였다. 무너져가는 전통시장을 살리기 위해 각종 정책과 더불어 시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다. 대형유통업체 틈바구니에서 상인들도 변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시장 이미지를 바꾸고 있다.

◆쾌적한 쇼핑환경, 쏟아지는 시민들의 관심

대구지역에는 크고 작은 135개의 전통시장이 있다. 최근에는 서문시장 등 큰 시장을 중심으로 쇼핑환경은 점점 세련되고 시장을 찾는 손님들도 젊어지고 있다.

비만 오면 땅이 질퍽이던 예전 전통시장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현대화 사업으로 시장 천장에는 비를 피할 수 있는 아케이드가 설치되고 화장실도 깨끗하게 공사를 마치는 등 쾌적한 쇼핑환경을 갖춰가고 있다. 서문시장, 서남신시장 등에는 지친 고객들에게 휴식처가 돼주는 고객 휴게실이 마련되고 주차시설도 점차 넓혀가고 있다.

쾌적해진 시장 환경에 상인들도 손님들도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다. 대구의 큰 장인 서문시장의 경우 동산상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20, 30대를 위한 패션매장이 옆 아진상가와 새롭게 입주한 2지구로까지 확산되고 젊은 층을 위한 편의시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서문시장뿐 아니라 최근에는 시장을 찾는 고객층이 젊어지면서 커피전문점, 화장품 로드숍 등 예전에는 시장에서 찾아보기 어려웠던 매장들도 하나 둘 늘어가고 있다.

올 4월부터 시행된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른 구군별 조례로 대형마트가 둘째, 넷째 일요일에 휴무에 들어가면서 시민들의 시선은 전통시장으로 돌아가기 시작했다. 주말에 대형마트에서 쇼핑을 하던 많은 소비자들이 주변 전통시장에서 장을 보기도 했고, 대형마트의 유통 장악과 전통시장이 쓰러져가는 모습에 관심을 드러냈다.

◆변화를 시도하는 전통시장

전통시장은 스스로도 변하고 있다. 달서구 서남신시장은 전국 전통시장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특화된 마케팅으로 전국에서 벤치마킹 인파가 줄을 잇고 있다. 2010년에는 국무총리 표창도 받았다.

가장 눈에 띄는 노력은 백화점 못지않은 사은품 행사와 상품권을 주는 에코포인트 제도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이 제도는 시장을 방문하는 고객을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회원이 시장을 방문하면 물건 구매와 상관없이 하루 1회에 한해 50원에 해당하는 에코포인트 50점을 준다. 이 제도는 주민을 시장으로 불러들이는 데 상당한 효과를 발휘했다. 또 전화 한 통만 하면 장보기와 배송은 물론 간단한 설치까지 도와주는 '부르미 서비스'도 실시하는 등 고객 편의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문을 닫는 둘째, 넷째 일요일에는 대구지역 전통시장 곳곳에서 노마진행사와 세일행사를 펼치고 문화공연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달라진 전통시장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상인대학 등의 교육을 통해 상인들도 달라지고 있다. 최근에는 서문시장과 칠성시장에서 소방'위생에 관한 교육, 서비스 교육을 진행하는 등 끊임없이 상인 교육이 이어지고 있다.

이번 달 26일에는 대구시 상인연합회 워크숍도 앞두고 있다.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유통산업발전법에 대해 논의하고, 개별 시장의 발전 사례를 발표할 예정이다. 또 유통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해 전통시장이 나아가야 할 방안에 대해서 자문을 구하기도 한다.

대구시상인연합회 김영오 회장은 "올해는 대구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이 시장을 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한 한 해였고, 많은 시민들이 전통시장에 관심을 보여주신 해이기도 하다"며 "앞으로도 전통시장을 많이 이용해 시장도 살리고 지역경제도 살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봄이기자 bom@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