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치에 변종 식중독균… 발칵 뒤집힌 업계

풍산김치 노로바이러스 나와, 수질검사서 빠져 재발 가능성

전통 발효 식품인 김치가 발효숙성 과정에서 식중독 등 유해균을 소멸시키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포항과 서울지역 고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원인균이 풍산김치에서 비롯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국내 김치 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이번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가 배추 등 세척에 사용된 지하수에서 검출됐으나, 이 바이러스 검사는 지하수 수질검사 항목에서 빠져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포항과 서울지역 고교에서 발생한 집단식중독 원인균이 나온 풍산김치 2종을 회수(본지 5일 자 9면 보도)한 데 이어 서안동농협 풍산김치 공장에서 생산하고 있는 김치'양념류 34종을 추가로 회수 대상에 포함했다.

식약청은 지난달 9일부터 이달 5일까지 이 공장에서 생산'유통되고 있는 '아름찬 포기김치', '아름찬 갓김치', '풍산 총각김치', '아름찬 고들빼기김치' 등 김치류와 김치용 양념, 절임 배추도 식중독 발생이 우려돼 회수에 나섰다고 6일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이번 식중독 원인균인 노로바이러스가 풍산김치 공장에서 사용하는 지하수에서 검출됨에 따라 문제의 지하수를 사용해 생산, 유통한 전체 생산품을 회수 대상에 포함한 것이다.

김치업계는 그동안 김치와 된장 등 전통 발효 식품은 발효숙성 과정에서 각종 유산균이 식중독 등 유해균을 소멸시키는 것으로 연구됐으나, 이번 풍산김치 사례처럼 식중독균이 소멸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 마련에 애쓰고 있다.

게다가 배추 등 식품류 생산업체 상당수가 세척 과정에서 지하수를 쓰고 있지만, 이번에 식중독을 일으킨 노로바이러스는 지하수 수질검사 항목에 빠져 있어 이 같은 식중독 발생 사례가 재발할 우려를 낳고 있다.

식약청 식중독예방관리과 곽효선 연구관은 "발효 식품인 김치는 발효 과정에서 독성균이 대부분 사라진다"며 "김치에서 식중독균이 검출된 사례가 드물고, 나오더라도 비교적 흔한 클로스트리디움균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했다.

서안동농협과 전국 농협 김치공장, 농협중앙회 식품안전연구원, 김치협회 관계자와 전문가 등 20여 명은 5일 식약청을 찾아 "발효 식품인 김치에 식중독균이 발생하는 것은 드물다"며 조사의 공정성에 대해 항의하기도 했다.

식약청 관계자는 이 자리에서 "풍산김치에서 검출된 노로바이러스는 일종의 변종균으로 판단된다"며 "그동안 김치류에서 식중독 발생 사례는 1, 2년 사이에 풍산김치를 포함해 3건이 발생해 발효 식품업계에서도 유해균에 대한 경계를 강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안동'엄재진기자 2000j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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