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 생활 4년차인 대학생 이모(25) 씨는 최근 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솔로 남녀의 집단 미팅 행사에 초대를 받았다. 초대장은 페이스북 내 한 대학생 문화잡지 페이지에서 보낸 것으로 크리스마스 전날인 24일 오후에 대구 도심에서 단체 미팅을 할 테니 참가 신청을 하라는 내용이었다. 이 씨는 "해마다 크리스마스가 되면 애인과 함께 지내는 친구들을 부러워했는데 이번 기회에 여자친구를 만들 수도 있겠다는 생각에 초대에 응했다"고 했다
◆대구서 집단 미팅 행사=최근 한 SNS 사용자가 크리스마스 이브에 하자고 제안한 게릴라성 집단 미팅에 대해 찬반 논란이 일고 있다. 미혼 남녀들은 '크리스마스를 외롭게 보내지 않을 수 있다'고 기대하는 반면 성탄절 도심 혼잡과 성범죄 등을 부를 수 있다는 반응도 만만찮다.
'솔로대첩'이라고 불리는 이 행사는 페이스북 아이디 '님이 연애를 시작하셨습니다' 사용자가 24일 솔로들이 짝을 만들 수 있도록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즉석 만남을 하자고 제안한 데에서 비롯됐다. 이 게릴라성 이벤트는 서울의 경우 흰색 옷을 입은 남성과 빨간색 옷을 입은 여성이 오후 3시 여의도공원에 모여 있다가 시작 신호가 떨어진 뒤 남성이 마음에 드는 여성에게 달려가 손을 잡으면 여성의 의사에 따라 커플이 결정되는 방식이다. 이 행사 소식은 SNS를 타고 급속히 퍼져 현재 3만5천여 명이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다.
대구에서도 '솔로대첩을 열자'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솔로대첩'을 모방한 소규모 집단 미팅 행사 기획이 난무하는 가운데 한 홍보업체가 준비하고 있는 집단 미팅이 국채보상공원과 2'28기념중앙공원 등 대구 도심 한가운데서 가장 큰 규모로 열릴 것으로 보인다. 해당 홍보업체 측은 해당 경찰서에 집회 신고를 해놓고 참가자를 모으고 있다. 이 업체 관계자는 "현재 2천여 명이 이 행사에 참가신청을 해 놓은 상태지만 5천 명 이상이 몰릴 것을 예상하고 있다"면서 "서울 등과 달리 야광 팔찌를 착용한 남녀들이 서로에게 호감을 표시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예정이기 때문에 5천 개의 야광 팔찌를 준비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찬반 양론=대구에서도 행사가 열린다는 소식에 솔로 남녀들은 설레고 있다.
이 행사에 참여의사를 밝힌 박모(26) 씨는 "일회성 이벤트로 커플이 얼마나 만들어질지는 모르지만 약간의 기대를 하고 있다"며 "무료하게 보낼 뻔한 크리스마스에 유쾌한 일이 생길 것 같아 친구들도 데리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고교생 서모(17) 양도 "10대도 참가할 수 있다고 들었다"며 "멋진 남자친구를 만나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이나 일부 시민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크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 게시판에는 '가뜩이나 들뜬 성탄절에 젊은 남녀가 모이면 숙박업소가 가장 붐빌 것' '나쁜 의도로 나오는 사람들이 추행할지도 모르니 조심해야 한다' '술 마시고 성범죄에 말려들지도 모르니 참가하기 두렵다'는 내용의 글이 올라오고 있다.
한 시민은 "젊은 남녀가 우르르 몰려들어 하루 즐기고 나면 그만인데 성탄절을 앞두고 10대들마저 유흥문화에 젖어드는 건 아닌가 싶어 걱정이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행사를 주최하는 업체 측은 "50여 명의 스태프를 구역마다 배치하고 사설 경호업체에 의뢰해 참가자들이 최대한 안전하게 이벤트를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며 "행사는 오후 8시쯤 마칠 계획이며 성사된 커플이 어떤 데이트를 하게 될지는 자율에 맡길 일이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행사 주최 측에 안전요원과 질서유지인을 충분히 확보할 것을 지도했다"며 "성탄절을 맞아 혹시 있을지 모를 안전사고나 교통 혼잡 등에 대비해 경찰을 배치하고 당일 참가인원이나 행사 상황에 따라 전'의경을 투입할 계획이며 주변 유흥업소와 숙박업소에 대한 단속 및 점검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지현기자 everyda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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