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팔지는 않겠다더니.'
6일 오후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에게 전화를 걸어 단독회담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들리자 정치권은 해석을 두고 분분했다.
그동안 안 씨는"내가 알던 문 후보가 아니다", "이념적 차이를 느꼈다", "영혼을 팔지는 않겠다"고 말했으며, 전날엔 자택까지 찾아왔던 문 후보를 30분가량 '문전박대'를 했던 터라 이날의 회동 제의는 예상 밖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일부에서는 문 후보가 안 씨 집 앞에서 30분간 기다리다 발길을 돌린 것이 회동의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문 후보가 안 씨 집을 찾아가는 성의를 보였음에도 안 씨가 외면하자 범야권'범진보 진영에선 "안 씨가 정권교체에 힘을 보탤 생각이 없다"는 비판이 높아진 것. 민주당 한 관계자는 "계속 외면하다가 정권교체에 실패하면 그 막중한 책임을 혼자 뒤집어쓸 수 있다는 부담감이 작용했을 수 있다"며 "특히 문 후보가 간발의 차이로 패배하면 그 책임 추궁이 더 심할 수 있다는 압박감도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측근들의 압박도 한몫했다는 의견도 있다. 안 씨는 전날까지도 "적극적으로 문 후보를 지원해야 한다"는 박선숙'송호창 등 민주당 출신 인사들에 대해 "백의종군하겠다"는 말로 돌려세웠지만, 하루 만에 마음이 변한 것은 아마도 뭔가 압박 요인이 있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안 캠프 관계자는 7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안 전 후보가 문 후보를 돕기로 선언한 시각에 캠프 내 국민소통자문단 중심으로 긴급대책회의가 열렸으며, 이 자리에서 안 전 후보가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압박에 못 이겨 문 후보 지지로 선회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4일 안 전 후보와 국민소통자문위원의 오찬 자리에서도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 등 모든 위원들이 '새 정치를 하려면 민주당 프레임에 끌려들어 가서는 안 된다. 이건 지지자들이 원하는 바가 아니다'라고 설득했다"며 "당시 안 전 후보도 '문 후보와는 이념적 차이를 느꼈다. 더 고민하고 판단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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