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활력을 잃었다. 올 코스피 변동폭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코스피 변동계수는 7.8%로 1980년 코스피 출범 이후 가장 낮다. 변동계수는 연중 최고점과 최저점의 편차를 중간값의 두 배로 나눠 구한 수치로 중간값에서 최고점과 최저점까지의 진폭을 나타낸다.
올 들어 지금까지 코스피 최고점은 3월 14일의 2,057.28포인트(p)였고 최저점은 7월 25일의 1,758.99p였다. 최고점과 최저점의 편차는 298.29p, 중간값은 1,908p다. 올 연말 코스피가 최고점을 넘을 가능성이 크지 않은 상황이어서 최고점과 최저점의 편차는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올해 코스피가 1,908p에서 위아래로 7.8% 움직이는 데 그쳤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의 경우 최고점은 2,231.47p, 최저점은 1,644.11p로 최고점과 최저점의 편차는 587.36p에 달했다. 이에 따라 변동계수도 올해보다 두 배 정도 높은 15.2%를 기록했다. 변동계수가 10% 미만인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2008년 변동계수(36.1%)가 가장 높았다.
연간 변동성이 떨어졌다는 것은 주식시장이 큰 폭의 출렁임 없이 안정됐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문제는 심각하다. 올해 국내 증시는 유럽 재정위기 등에 따른 글로벌 경기둔화와 한국 경제의 저성장에 발목이 잡혀 답답한 박스권 횡보를 보이고 있다. 불안감에 거래도 시원찮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11월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95조3천258억원으로 10월(90조4천175억원)에 이어 2개월째 100조원을 밑돌았다. 반면 증시 주변자금으로 불리는 투자자 예탁금, 환매조건부채권 잔고 등은 100조원에 육박했다.
신규 상장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해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에 신규 상장된 기업은 11월 말까지 26개에 불과하다. 작년 한 해 75개사가 상장된 것에 비하면 3분의 1 수준이다. 증시 침체로 현대오일뱅크, 포스코특수강, 산은금융지주, 삼보E&C, 카페베네,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을 추진하던 대형업체들이 줄줄이 계획을 철회하거나 연기했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부실장은 "상승 추세에서 변동성이 떨어지면 안정적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올해는 불확실성이 커져 거래량이 줄고 증시가 활력을 잃어버린 것이 원인이어서 상황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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