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둘이라서 더욱 빛나는 101세 아버지와 77세 아들

KBS1 '인간극장'14일까지 오전 7시50분

아버지의 힘겨운 삶을 다룬 KBS 1TV '인간극장-아버지의 들녘'편이 10일부터 14일까지 오전 7시50분 방송된다. 77세의 농부 손병우 씨는 배산임수의 명당 경상북도 예천 두천리에서 농사를 짓는다. 손 씨가 모는 경운기엔 그의 아버지 101세의 손악이 옹이 타고 있다. 곡식이 알알이 배인 황금빛 들녘에 함께 낫을 들고 벼를 베는 손악이 할아버지와 병우 씨 부자.

빗물이 고여 발이 푹푹 빠지는 진 땅의 벼는 병우 씨의 몫이고, 마른 땅의 벼는 손 옹의 몫이다. 이렇게 부자는 호흡을 맞춰가며 농사를 짓는 땅이 자그마치 1만여 평. 지난 80년 세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부자가 서로의 그림자처럼 함께 일하며 늘려온 땅이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가 원하는 걸 알고, 농사일을 할 때도 손발이 척척 맞는 두 사람. 두 사람은 서로에게 인생의 동반자이자 버팀목이다. 손악이 옹은 낫으로 벼를 베고, 볏단을 묶는 등 부지런히 몸을 움직이는 건강한 백세 노인이다. 하루 종일 농사일에 지쳤을 법도 한데, 집에 와서도 당신 진지보다 소먹이부터 챙기는 천생 농사꾼이다.

가난 때문에 큰 아들 병우 씨를 중학교에 못 보내고 자신의 고된 삶을 그대로 물려줄 수밖에 없었던 게 손 옹에겐 평생의 한이 되었다. 그 회한과 죄책감에 할아버지는 오늘도 낫을 챙겨 들고, 묵묵히 아들을 따라 들로 나선다.

실과 바늘 같은 부자, 손악이 할아버지와 아들 병우 씨는 슬하에 자식들도 나란히 각각 6남매를 두었다. 부자는 농사일 외에도, 소달구지로 짐을 실어 나르는 일까지 해가며, 자식들을 먹이고 입히고 가르쳐 객지로 내보냈다.

권성훈기자 cdro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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