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야고부] 대통령의 조건

미래예측에는 흔히 두 가지 기법이 동원된다. 시나리오 기법과 델파이 기법이다. 시나리오 기법은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서 복수의 시나리오를 논리적으로 전개하는 방법이고, 델파이 기법은 여러 전문가의 집단 지식을 하나로 통합하면서 미래 가능성을 예측하는 방법이다.

이 미래예측은 미래사회에 닥칠 변화와 흐름 그리고 위험에 대해서 대안을 내는 것이 목표이다. 시초는 19세기 말, 영국 한 과학자의 말똥 연구로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산업화사회로 치닫던 런던은 인구가 계속 불어나면서 마차가 급증했는데, 그 과학자는 말똥을 그대로 두면 1967년경 런던은 6피트 높이의 말똥 속에 빠진다는 예측을 했다.

현대적인 의미의 미래예측은 글로벌 싱크탱크이자 국제적인 연구기관인 미국 랜드연구소에서 시작됐다. 랜드연구소는 '연구 및 분석을 통해 정책과 정책 결정의 개선을 돕는다'를 목표로 하고 있고, 연구소 창립 후 30명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다. 랜드연구소의 미래예측 선구자들은 이후 각자 독자적인 연구소를 설립했는데,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은 허먼 칸은 허드슨연구를 창설, 운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과 잦은 만남을 가졌던 것으로 유명한 허먼 칸은 40년 전인 1972년 8월 9일 전경련의 초청으로 방한, 특강을 통해 한국 사회는 당시로부터 10년 후인 1982년에는 중진국에, 25년 후(1997년)면 대중소비시대에, 이후 10년(2007년)이면 탈공업시대로 들어설 것이라 예측했다. 대개 정확하게 맞아떨어졌다.

정확한 미래예측은 지도자가 가져야 할 덕목 가운데 하나이다. 이를 통해 박 전 대통령은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경부고속도로를 닦았고, 서독으로 광부와 간호사를 수출했으며, 대한민국이 이만큼 먹고살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을 다졌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과도 적지 않다. 그 와중에 고통받은 이들도 많다. 대선 D-9일, 민주화운동으로 박통 시절 고통을 받았거나 사형선고를 받았던 서경석 목사, 김동길 교수, 그리고 김지하 시인 등이 변절 욕설을 들으면서도 "내가 당한 것은 사소한 것이고, 위기의 나라를 굳건하게 지킬 지도자를 뽑아달라"는 역설이 나올 수 있는 현실은 무슨 이유일까? 바로 대통령의 가장 큰 덕목은 애국주의자이고, 민족주의자여야 한다는 것이다. 새 대통령을 뽑는 기준, 애국이 우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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