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만난 대구 건설업체 한 간부는 "서희장군 또 납시셨네"하며 냉소가 섞인 말을 내뱉었다. 그는 서희건설이 경북(경주) 면세점 사업 신청을 했다는 기사를 보던 중이었다.
"서희건설은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인데 사업 스타일을 보면 지역은 안중에도 없어요."
서희건설의 사업 행태를 두고 지역 여론이 곱지 않다. 이달 대구 수성구 범어동에 분양을 예고했던 오피스텔(대구 수성구 범어동) 건립을 두고 서희건설은 시행사에 온갖 까다로운 조건을 내걸며 사실상 사업을 무산시켰다. 이 때문에 서희건설의 오피스텔 건립을 예상하고 주변 상권에 투자한 시민들이 피해를 입게 됐다.
서희건설 이봉관 회장은 포스코 출신이다. 강판 물류 회사로 출발한 서희건설은 포스코의 물류를 담당하면서 성장했다. 매출 1조원대의 기업으로 성장한 서희건설은 지금도 포스코의 물류를 담당하고 있다. 이 때문에 서희건설은 포스코와 특수한 관계이고 그 뒤에 포스코의 실력자가 있다는 루머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서희건설에게 '지역'은 없는듯하다.
대구 범어동 오피스텔 사업은 서희건설이 공사비 증액 조건을 수차례 제시하면서 사업이 무산될 처지다. 이 탓에 시행사는 사전 홍보비 등을 고스란히 날릴 판이다. 시행사는 하루가 멀다 하고 서희건설의 마음을 돌리려 서울행 KTX에 오르고 있다.
서희건설은 또 지난해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전에 완공하려던 대구스타디움 지하공간 조성 공사의 공기도 맞추지 못했다. 하도급업체의 파업으로 공기가 늦춰져 대구시가 국제적 망신을 당할뻔 했다.
업계에선 서희건설이 하도급업체에 임금체불을 '식은 죽 먹기' 식으로 하는 기업으로 소문나 있다.
이런 탓에 지역에선 서희건설이 경주 면세점 사업 진출을 꾀하는 등 다양한 사업을 하는 것을 두고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는 부정적 인식이 팽배하다.
서희건설이 언제까지 지역 경제에 보탬이 되지는 못할망정 지역의 단물만 빨아먹는 '독불장군'으로 남을지 대구경북민들은 지켜보고 있다.
임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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