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노거수, 대구를 이야기하다…어반 갤러리 앱 배포

시민 일상속에 평생 함께해…도시 내 살아있는 학습의 장

달성공원 회화나무
달성공원 회화나무
동산의료원 사과나무
동산의료원 사과나무

#오랫동안 대구 시민들의 휴식처로 사랑받아 온 달성공원에는 유서 깊은 회화나무 한 그루가 서 있다. 수령 300년으로 달성공원에서 가장 오래된 이 회화나무는 조선 초기 문신 '서침'의 이름을 따 '서침나무'라 불린다. 서침은 조선 시대 군사적 요충지였던 달성(지금의 달성공원)을 조정에 헌납한 인물. 조정에서는 그 공을 기려 상을 내리려 했으나 서침은 상 대신 주민들에게 거둬 들이는 환곡의 이자를 경감해 주도록 조정에 청원했다. 당시 민초들은 가난한 백성의 처지를 헤아리는 서침의 숭고한 마음에 감동해 서침나무라는 이름을 지었다고 전해진다.

#대구 중구 동산선교사주택(동산의료원) 뜰에는 특별한 '사과나무'가 있다. 대구 사과나무의 효시는 동산의료원 초대 원장인 미국인 선교사 존슨이 1899년 의료원 개원 당시 심은 것이다. 존슨이 심은 원조 사과나무는 사라진 지 오래지만 이 품종에서 떨어진 씨앗이 발아한 2세목과, 2세목 가지를 잘라 다른 사과나무에 접을 붙여 기른 3세목은 선교사주택 뜰에 아직 남아 있다. 현재 선교사주택의 2'3세 사과나무들은 3'1만세운동길과 계산성당, 이상화'서상돈 고택 등으로 이어지는 중구 근대골목투어의 명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대구에는 스토리를 간직한 오래된 나무(노거수'老巨樹)가 많다. 대구시는 10일 이야기가 있고, 오랜 수령과 희귀성을 자랑하는 47개 노거수를 소개하는 '어반 갤러리 가이드맵 8호'를 제작'배포했다.

예전 노거수는 민속신앙의 대상으로 마을 사람들의 길흉화복을 같이하는 동반자였고, 주민의 오랜 휴식처로 자리 잡으며 축제의 공간으로 발전했다. 마을 어귀나 중심부에서 지역의 고유한 경관을 형성하며 문화적'자연적 환경의 산 증거로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어반갤러리 가이드맵 8호는 마을과 지역에 중요한 의미를 지녔던 대구 노거수를 재조명해 일상 속에서 무심코 스쳐 지나 버렸던 풍경에 관한 관심을 새롭게 유도한다. 대구시 안철민 도시디자인총괄본부 총괄팀장은 "노거수가 도시 내 살아있는 학습의 장으로 재탄생해 새로운 도시경관의 문화 형성에 기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상준기자 all4you@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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