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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1800년전 고분 발굴, 삼한 '골벌국' 존재 밝혀질까

완산동고분군 첫 조사…쇠도끼·항아리 등 나와

(재)계림문화재연구원이 10일 영천 완산동고분군 3구역에서 적석목곽묘를 발굴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재)계림문화재연구원이 10일 영천 완산동고분군 3구역에서 적석목곽묘를 발굴하고 있다. 민병곤기자
목곽묘 5호에서 확인된 환두대도
목곽묘 5호에서 확인된 환두대도

'1천800여 년 전, 영천에 자리 잡았던 세력은 누구였을까?'

최근 영천 완산동고분군 발굴조사를 계기로 삼한시대 변한의 한 부족국가로 기록된 '골벌국'(骨伐國)의 실체에 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의성 조문국, 경산 압독국, 상주 사벌국 등과 함께 삼한시대 이후 신라로 편입된 경북지역 소국 중 영천 세력의 실체가 규명될 수 있을까에 대한 관심이다. 골벌국은 236년 신라에 편입됐다는 기록 외에 별다른 단서가 없는데다 학계도 영천 금호읍, 화산면, 신녕면 일대에 있는 것으로 추정만 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계림문화재연구원이 11일 영천 완산동 871의 12 완산동고분군 3구역 내 유적을 발굴한 결과 3세기 말부터 6세기 초에 걸쳐 조성된 목관묘 2기, 목곽묘(나무널무덤) 6기, 적석목곽묘(목곽 주위에 돌을 쌓은 무덤) 3기 등 총 18기의 유구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번 조사는 골벌국의 실체를 규명할 수 있는 완산동고분군에 대한 첫 발굴이라는 의미와 함께 삼한시대부터 신라시대까지 이어지는 유물과 유구가 확인됨으로써 골벌국과의 연관성을 규명해줄 주요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정인성 영남대 교수는 "이 유적은 주위의 지표조사에서 기원전 2, 3세기 유물도 나오고 있어 골벌국의 성립 과정, 지배집단의 성격, 사로국으로의 병합, 신라의 성장 등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고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발굴조사에서는 환두대도(고리자루 큰칼), 판상철부(판모양 쇠도끼), 장경호(목 긴 항아리) 등 철기류와 토기류가 상당 부분 출토돼 당시 시대적 배경과 생활양식 등을 추정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영천 완산동고분군 3구역의 발굴은 지난해 11월 훼손을 확인한 영남고고학회에서 문화재청과 영천시에 요청해 올해 10월부터 본격화됐다. 이 유적 일대는 1996년 당시 대구교대박물관에서 지표조사를 통해 봉토분 10기 및 목관'목곽묘가 다수 분포해 영천 고대문화의 실체를 파악할 수 있는 곳으로 보고됐으나 봉토분 9기가 흔적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됐다.

영천'민병곤기자 minbg@msnet.co.kr

◇골벌국=삼한시대 변한의 일부였던 부족국가. 현재의 영천시 금호읍, 화산면, 신녕면 일대에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삼국사기에는 '236년(조분이사금 7년) 골벌국 왕 아음부가 신라에 항복해 신라는 그 땅을 한 군(郡)으로 삼았다'고 기록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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