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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돈 38만원 들고 독일 유학, 피아니스트로 대성한 이수미 씨

매일신문 소개로 유학길, 5년만에 獨 콩쿠르 1위…10월엔 伊서 입상

독일에서 일시 귀국해 자선 콘서트를 여는 이수미 씨가 자신의 피아노 앞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독일에서 일시 귀국해 자선 콘서트를 여는 이수미 씨가 자신의 피아노 앞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2000년 14세의 어린 나이로 단돈 38만원과 추천서 한 장만 들고 혼자 독일 유학길에 올라 갖은 역경을 이겨내고 피아니스트로 성장(본지 2005년 7월 13일 자 4면 등 보도)한 이수미(26'독일 데트몰트음대 박사과정) 씨가 국내 자선 콘서트를 열기 위해 일시 귀국했다. 이 씨는 유학에 오른지 5년 만에 독일연방청소년콩쿠르에서 1위를 차지해 독일 전역을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이 씨는 2000년 우여곡절 끝에 독일 유학길에 나섰다. 4세에 외할머니를 통해 피아노를 접하게 된 이 씨는 7세에 성당에서 성가 반주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소질을 보이기 시작했다. 대구 신매초교 2, 3학년때 전국학생음악경연대회에서 대상을 받고, 성가곡 공모에 입상해 CD를 내기도 했던 것. 하지만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지면서 피아니스트의 꿈을 접으려고 했으나, 당시 욱수성당 노광수 신부의 소개로 영남대 장신옥 교수와 계명대 이청행 교수를 만나 무료 레슨도 받고 독일 유학 추천도 받아 힘겹게 유학길에 올랐던 것.

이번에 일시 귀국한 이 씨는 11일부터 13일까지 의정부와 서울'과천에서, 15일부터 17일까지는 부산의 성당 3곳에서 자선 콘서트를 열어 수익금 전액을 차상위계층을 위해 기부할 계획이다. 가톨릭 신자인 그는 자신을 후원해주고 아껴준 사람들에게 작은 보답을 하기 위한 콘서트를 갖는다고 밝혔다.

이 씨는 지난 10월 이탈리아국제피아노콩쿠르에서 입상을 하는 등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무엇보다 제 피아노 실력을 인정 받을 수 있고,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들려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는 행복합니다."

이 씨는 하루 평균 8∼9시간 정도 연습을 한다. 이 때문에 손가락 마디 마디가 퉁퉁 부어 올라 일시 귀국한 이후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번 자선 콘서트를 위해 연습을 게을리하지 않는다.

"내 음악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그는 "돈 많이 버는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희망을 주는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씨는 "나에게 음악이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지만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을 연주에 담아서 들려주면 오랫동안 남아 있을 수 있는 나 자신에 대한 표현"이라고 했다.

그는 박사과정을 마치면 계속해서 실내악과 최고 연주자과정을 더 공부할 계획이다.

이 씨는 "저의 마지막 목표는 피아노 음악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음악을 다 접해 보고, 지식도 쌓아서 제 음악을 돌아다니면서 연주하는 것"이라면서 "유명한 피아니스트가 아니라 제 음악을 연주할 수 있는 무대만 있으면 어디든지 찾아가 연주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독일에서 마린바를 전공하고 있는 동생 재명(24) 씨와 함께 내년쯤 대구에서 콘서트를 한 번 열고 싶다고 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김진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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