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절망을 희망으로 바꾼 '이웃사랑 10년' 더 따뜻하게 끌어안겠습니다

사연 주인공·기부자 한자리에 '감동의 장'

"10년 동안 이웃사랑이란 '기적'을 만들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10일 오후 5시 대구 중구 계산동 매일신문사 11층 강당. 매주 수요일 어려운 이들에게 따뜻한 온정을 전하는 매일신문 '이웃사랑' 코너에 소개된 이웃들과 꾸준히 도움의 손길을 준 기부자들, 그리고 이웃사랑에 등장할 대상자를 찾아 연결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 사회복지사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이웃사랑 열 돌을 기념해 매일신문이 주최한 '이웃사랑 10주년 감사의 밤' 행사에 초대된 사람들이다.

이 행사는 이웃사랑을 통해 지면으로만 만나던 사연의 주인공들과 후원자들이 얼굴을 마주 보며 서로 안부를 확인하는 자리가 됐다. 기부자와 사연 대상자, 사회복지사 등 70여 명이 참여한 행사는 2시간 동안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지난 10년 동안 50억원에 이르는 성금을 모은 이웃사랑이 거둔 성과는 한마디로 '나눔의 기적'이다. 매일신문 이창영 사장은 이날 "이웃사랑이 10년간 이어진 데는 대구경북 지역민들의 관심과 사랑이 가장 큰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

행사에 참석하지 못한 이웃사랑 사연의 주인공들은 영상 편지로 기부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했다. 동맥 폐색증과 '할로씨4증후군'으로 심장을 여는 대수술을 다섯 번이나 받아 2010년 7월 이웃사랑 코너에 소개된 이민균(12) 군. 영상에는 친구가 없어 함께 노는 즐거움을 몰랐던 민균이가 밝아진 모습으로 뛰노는 모습이 등장하는 등 기부자들의 도움으로 건강을 되찾았거나 새 삶을 사는 사연의 주인공들이 소개됐다.

근육병 1급 중증장애로 혼자 움직일 수 없는 박광배(57) 씨는 휠체어를 타고 활동 보조인의 도움을 받아 미리 준비한 감사 편지를 천천히 낭독했다. 지난해 3월 2일 자 이웃사랑에 소개됐던 박 씨는 당시 온몸이 서서히 굳어가는 근육병에 걸린 것도 모자라 2008년에 교통사고를 당해 건강이 악화했고 2천만원이 넘는 빚까지 진 상태였다. 하지만, 이웃사랑에 소개되고 나서 도움을 받고 희망을 되찾았고 현재 국제근육병장애인협회에서 상담가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난달에는 경북대 학생들 앞에서 자신의 삶을 주제로 강연하기도 했다. 박 씨는 "가족 없이 혼자 사는 내가 살아서 왜 여러 사람을 고생시키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여러 차례 죽음을 생각했다. 하지만, 삶에서 가장 힘들 때 얼굴도 모르는 이웃사랑 독자분들이 큰 도움을 주셨고 지금은 이 일을 하면서 새 삶을 살고 있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기부자를 대표해 나온 하이트진로 대구지점 최문종 상무는 "이웃사랑이 10년 동안 누적성금 50억원을 달성했다니 놀랍다"며 "앞으로 이웃사랑을 통해 따뜻한 온정이 더욱 많이 모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매주 이웃사랑에 기부하고 있는 바른이치과의 정규진 실장은 "10년간 이웃사랑 독자들이 이룬 훈훈한 사랑의 현장을 보았다. 단순히 얼굴만 보는 자리가 아니라 이웃사랑이 이뤄온 발자취를 함께 볼 수 있어 좋았다"고 밝혔다. 지난 9월 19일 소개된 이예슬(생후 8개월) 양의 어머니 유수진(32) 씨는 "이웃사랑 덕분에 예슬이가 적절한 시기에 수술을 받을 수 있어 많이 감사했다"며 "오늘 행사는 정말 가슴이 따뜻해지고 좋은 추억으로 남을 행사"라고 전했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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