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포항 신유흥가 오천읍 '폭력배 횡포 몸살'

막무가내 돈 뺏고 금품 요구… "신고땐 살기 어려울 것" 협박

포항의 신흥 유흥가로 떠오른 오천읍 일대가 폭력배들의 횡포로 몸살을 앓고 있지만, 경찰 등 단속의 손길이 미치지 못해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지난달 5일 오전 1시쯤 포항시 오천읍 문덕리 한 마트 앞에서 집으로 귀가하던 박모(34) 씨가 20대 청년 3명에게 끌려가 현금 30만원을 빼앗겼다. 박 씨는 "이들이 '이곳은 문덕파가 관리한다. 신고를 하면 문덕에서 살기 어려울 것'이라고 협박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같은 달 3일 오후 11시쯤 문덕리 한 주점 앞에서는 얼굴을 쳐다봤다는 이유로 김모(43) 씨가 20대 청년 5명에게 얼굴 등 온몸을 폭행당해 코와 갈비뼈를 크게 다쳤다. 김 씨를 폭행한 청년들은 김 씨에게 "우리가 누군줄 아느냐. 문덕파다"라고 말하며 협박했다는 것.

오천읍 문덕리 일대 상인들에 따르면 지난 10월 말 문덕리 한 노래클럽에서 30대 3명이 술을 마신 뒤 돈을 내지 않기 위해 흉기를 들고 업주를 협박하고, 업주에게 가게홍보지 계약 등 업체관리비 명목으로 금품을 요구하기도 했다. 이 업주는 이들의 보복이 두려워 경찰에 신고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오천읍 주민과 상인들에 따르면 포항 유흥 밀집지역인 중앙상가 등에서 활동하던 조직폭력배들이 경찰의 단속강화로 힘을 잃으면서 신흥 유흥가를 중심으로 활동영역을 넓혀 오천읍으로 들어오게 됐고, 이곳에서 주민과 업주들을 협박해 돈을 갈취하고 있다는 것.

오천읍 한 상인은 "20대에서 30대 후반 사이의 폭력배들이 '문덕파'라고 하면서 문덕리 일대를 중심으로 최근 활개치고 있다"며 "포항시내 조직폭력배들이 단속으로 와해되면서 오천읍 일대로 이권을 찾아 몰려들었고, 이들이 인접한 울산 등 경남지역 조직폭력배들과 연합해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시내에서 활동하다 와해된 폭력배들로 알려진 문덕파의 실체를 파악 중"이라며 "피해자 증언 등을 확보해 조직폭력배들의 행패를 빨리 근절시키겠다"고 말했다.

포항 박승혁기자 psh@msnet.co.kr'포항 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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