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은 태생기에 복강 내에 존재하다가 출생과 함께 고환집으로 하강하는 것이 정상적이다. 그러나 어떤 원인에 의해 고환이 내려오지 못하고 서혜부에 있든지 아니면 복강 내에 그대로 존재하는 것을 '잠복고환'이라 한다.
8살 수컷 말티스가 병원에 왔다. 보호자는 간헐적인 구토를 한다고 했다. 일반적인 신체검사와 혈액검사, 방사선촬영, 초음파검사를 했다. 잠복고환이 정상보다 3배 정도 종대되어 있고 전립선이 커져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또 고환종양이 확인돼 수술을 권했다. 보호자는 수술의 위험성과 반려견의 고통에 대해 궁금해했고 예후가 어떨지 질문했다.
동물병원을 22년 간 하면서 항상 수술이라는 상황에 직면하면 갈등이 생기고 고민스럽다. 이 동물이 마취를 했을 때 안전할까, 또는 내가 관찰하지 못한 다른 부위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된다. 보호자는 의사로부터 안전하다는 말을 듣고 싶고, 의사는 책임 소지가 있어서 절대 안전하다는 말을 하기를 항상 두려워한다. 그래도 의사는 보호자를 안심시키고 수술을 해야 한다.
말티스는 선천적으로 한쪽 안구가 형성이 안 돼 있었고 심장질환이 있는 환축이어서 조금은 긴장을 하면서 수술을 했다. 잠복고환을 제거하고 정상적인 고환 제거수술도 병행해서 실시했다. 수술은 잘 끝났고 회복도 원활하게 이루어지고 있다.
반려견은 3~6개월 사이 사춘기 전에 중성화 수술을 해야 한다. 반려견 중성화 수술은 사람과 달리 고환을 제거하는 수술을 원칙으로 한다. 수술은 좋은 점이 많다. 영역표시를 하기 위해 다리를 들고 배뇨를 하는 것을 방지하고, 교미 흉내를 내기 위해 사람의 팔이나 다리를 잡거나 다른 동물이나 인형을 끌어안고 교미 흉내를 내는 경우를 예방한다. 또 원하지 않는 임신을 방지하고, 생식기의 질병을 예방할 수 있다.
보호자들이 항상 하는 질문이 '불쌍하지 않으냐, 장가도 못 가보고 중성화 수술을 하면 얼마나 불쌍하냐'는 것이다. 그러면서 장가를 한 번 가고 난 후 수술을 해주겠다는 분들도 가끔 있다.
반려견은 사춘기를 지나도 교미 흉내나 다리를 들고 영역표시를 하는 행위가 없어지지는 않는다. 다만 횟수가 줄어들 뿐이다. 심지어는 발정 난 암캐와 교미하는 경우도 있다.
잠복고환은 어릴 적에 수술로 제거를 해주는 것이 좋다. 반려동물과 오랫동안 건강하게 함께 살려고 하면 어릴 적에 중성화 수술은 반드시 해주어야 한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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