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3일 2013학년도 대구일과학고 입학전형이 마무리되었다. 과학고인 대구일과학고는 영재학교인 대구과학고와 함께 수학과 과학에 재능이 있는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다. 대구일과학고의 경우 올해는 예년과 달리 '미래인재전형'이란 이름으로 1단계 서류전형과 2단계 개별면접으로만 신입생을 선발했다. 1단계에서 2배수를 선발한 후 사회적 배려대상자를 포함해 모두 80명의 학생을 뽑았다.
1단계에서는 학교생활기록부와 자기개발계획서를 제출토록 했다. 하지만 각종 경시대회나 영재교육원 수료 여부, 교과에 관한 인증시험이나 자격시험 결과를 적을 수 없도록 했다. 사교육을 일으키는 전형요소를 배제시키기 위한 방안으로 보인다. 자기계발계획서는 모두 5가지 항목으로 나누어졌다. 지원동기와 학습계획, 향후진로 및 장래희망에 대한 주제, 자기주도학습과정, 가정 및 교육환경에 대해 서술하는 부문이다.
또 수학'과학 분야의 탐구경험과 활동사례를 서술하는 부문도 있었다. 이는 수학과 과학 공부를 하는 과정에서 어떤 성장과 변화를 가져왔는지 묻는 항목이다. 여기에는 교과 과정뿐만이 아니다. 봉사활동과 인성적인 부문에 대해 묻기도 하고 독서 이력에 대해 서술하는 부문도 있었다.
이번에 대구일과학고에 합격한 학생들의 공부 방법 등 몇 가지 사례를 살펴보면 과학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참고가 될 만하다.
우선 A학생은 어려서부터 책과 함께하는 생활을 했다. 집안이 온통 책으로 뒤덮여 있을 만큼 책을 늘 가까이 할 수 있는 환경이었다. 또 틈만 나면 학교 도서관과 집 근처 도서관을 열심히 드나들었다. 책을 가까이 하는 습관은 신문이나 잡지 구독과도 자연스레 연결돼 과학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시사 상식에도 관심이 많은 학생으로 성장했다.
주말이나 방학을 이용해 여행의 경험을 많이 쌓은 것도 A학생이 가지고 있는 장점 중 하나다. 책에서 읽은 내용을 자연 속에서 혹은 각종 전시회장에서 충분히 부딪혀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진 것이다. A학생은 내신 성적이 탁월한 편은 아니지만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고 어떤 일을 하고 싶은가가 명확하다. 이런 점이 과학고의 문을 두드리게 했고 또 과학고가 원하는 인재와 잘 맞았다고 보여진다.
B학생은 어릴 때부터 수학에 관심이 많았다. 수학을 잘 하니 칭찬을 많이 받았고 그것이 수학을 더 열심히 하는 동기부여가 되었다. B학생의 장점은 또래 남학생들에 비해 성실한 편이고 자신이 원하는 목표를 위해 끈기 있게 노력할 줄 알았다. 자신의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스스로 파악해서 채워나갈 줄 아는 세심한 학생이었다. 전 과목 성적이 골고루 좋은 편이며 특히 수학은 줄곧 최상위 성적을 유지하고 학교 경시대회에서도 단연 두각을 드러냈다. 과학고 입학을 목표로 내신관리를 잘 하면서 차근차근 준비해 무난히 합격할 수 있었다.
C학생은 창의성이 뛰어난 학생으로 특히 수학'과학에 유달리 관심이 많았다. 평소에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공부에 대한 몰입도는 어느 누구보다 뛰어났다. C학생의 이런 공부 방식은 일반적으로 학교내신과는 잘 맞지 않아 우려하는 시선이 큰 편이다. 하지만 C학생의 부모는 이런 자녀에 대해 걱정보다는 격려했고, 이것이 과학고 입학이라는 결과로 나타났다. 많은 양의 문제를 풀기보다 한 문제라도 스스로 해결하려 하고 되도록 즐기면서 공부하는 C학생의 스타일은 과학고 수업과도 잘 맞을 수 있다.
과학고 입학 사례를 보면 일률적인 잣대가 아니라 다양한 전형요소가 적용되고 있음을 가늠할 수 있다. 말하자면 학생 개개인의 독특한 학습 특징을 어느 정도 인정해주고 있다는 점이다. 창의적이고 미래지향적인 학습 태도를 중요하게 평가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수학이나 과학을 좋아하고 책읽기의 중요성도 마찬가지다. 그렇더라도 내신관리처럼 평상시의 성적관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할 나위 없다.
송은경(와이즈만영재교육 대구중부센터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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