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철강 경기 하락 포항, 실낱 희망 있나

포스코 등 비상경영 상황, 내년 건설 활성화에 기대

포항의 내년 경기 전망이 어둡다. 포항시가 나서 기업을 살리기 위한 '범시민 기업 사랑' 운동을 펼치고 있지만 철강 원자재 가격 상승, 철강재 가격 하락 등 외부 요인을 극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지난 5월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1후판공장이 문을 닫고, 지난달에는 포스코 전기로 열연공장이 2009년 1월 이후 처음으로 생산량 감산(2만7천t)에 들어갔다. 포항철강공단 300여 개의 철강사가 쌓인 재고로 비상경영에 들어갔고, 포스코 역시 경기 부진 심화를 가정하는 S4 상황을 내년에도 유지할 방침을 밝혔다. 포스코는 내년 10%, 계열사는 실적에 따라 20~30% 예산을 줄이겠다고 밝혀 포항 경제에 빨간불을 켰다. 동국제강과 현대제철 등 몇 개의 업체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포스코와 포스코 계열사, 외주 파트너사 등으로 구성된 포항철강공단의 특성상 포스코의 긴축경영은 포항 경제에 치명적일 수밖에 없다.

실제 포스코가 어려워지자, 포항시의 지방세수는 급격히 줄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포항시 전체 세입원의 17%에 달하는 511억원의 지방세를 냈지만 올해는 389억원(13%)밖에 내지 못했다. 내년에는 이보다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 비상경영체제 유지와 관련, 포스코 측은 "포스코는 위기라기보다는 전진을 위한 몸 추스르기로 봐야 한다. 분명 세계 철강 경기 침체 등 어려운 점은 있지만 최근 아르셀로미탈의 캐나다 지분 광산 인수를 위한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된데다 계열사 구조조정까지 마무리 단계에 있어 내년에는 새로운 도약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한국은행 포항본부 김진홍 차장은 "포항철강클러스터는 기능적으로 볼 때 포스코를 중심으로 한 기업군에 가까워 포스코의 움직임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철강 수요가 많은 건설업 등이 수도권을 중심으로 살아나면 포항의 경기가 한층 나아질 수 있다"며 "포항의 산업 연관성 분석을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수도권의 건설 경기가 포항에는 매우 중요한 이슈이며, 이를 포항 경기 활황으로 잇기 위해서는 상주~영덕 구간 고속도로 건설 등 교통망 확보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올해 포항 경기는 '기업은 어렵고, 가계는 버텼고, 부동산(주택)은 좋았다'로 요약할 수 있다. 주택이 좋다는 것은 지역에 돈이 돌고 있다는 얘기고, 수도권 중심으로 건설 경기가 살아날 경우 세계 철강 경기에 관계없이 내수로 포항 경기가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는 포스코도 중요하지만 포항철강공단의 300여 개 철강사가 함께 상생해야 한다. 이를 견인할 열쇠는 경제자유구역 등 포항지역에 약속된 국책사업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포항'이상원기자seagull@msnet.co.kr 포항'박승혁기자psh@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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