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권에도 불황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경기 침체로 경영 여건이 악화되면서 몸집을 줄이는 금융회사들이 늘고 있다.
새마을금고중앙회 대구지역본부는 경쟁력이 떨어지는 A금고를 인근의 B금고와 합병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에 앞서 대구지역본부는 규모가 작은 직장 금고를 합병하는 등의 방법으로 올해 금고 수를 115개에서 112개로 줄였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경북지역본부도 합병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147개였던 금고를 올해 138개로 감축했다. 경북지역본부는 장기적으로 금고 수를 110개 정도까지 줄일 방침이다.
지역을 대표하는 대구은행도 조직 슬림화 작업을 벌이고 있다. 대구은행은 이달 말까지 기능이 비슷하거나 중복되는 본점 부서를 통합하는 조직개편안을 마련한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장기 불황으로 내년 영업 환경도 좋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인적 자원을 최적화하고 경영 효율을 높이는 차원에서 조직개편을 추진하게 됐다. 본점 인력을 줄이고 영업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 고효율 구조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지역 금융회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NH농협은행은 본점 부서를 41개에서 35개로 줄이는 조직개편안을 의결했다. 조직개편안에 따라 부행장 자리가 9개에서 8개로 줄고 본점 직원 200여 명은 일선 영업점에 배치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부행장급 자리를 15개에서 12개로 축소한 데 이어 내년 초에는 수익성이 좋지 않은 지점 20여 곳을 통폐합할 방침이다. 국민은행도 통폐합할 지점을 가리기 위한 현장조사를 벌이고 있다. 조사 결과에 따라 내년 초 수익성이 낮은 지점을 폐쇄하거나 인근 점포와 합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영업효율화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본점 조직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하나금융지주는 하나은행 본점 인력을 대폭 축소하고 일선 점포망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준비하고 있다. 본점 인력 축소 규모는 최대 20% 정도로 알려졌다.
조직 축소 바람은 증권가에도 불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올 들어 전국 지점 33곳을 통폐합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동양증권도 지점 수를 16개 줄였고 메리츠 종금증권도 지점 12곳을 통합하는 등 국내 증권사들은 올 들어서만 100여 개에 가까운 지점을 줄였다. 지점 감소는 감원으로 이어졌다. 희망퇴직 등의 방법으로 올 한 해 국내 증권사 임직원 1천300여 명이 직장을 떠났다. 외국계 금융기관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HSBC은행이 국내에서 소매금융을 철수하기로 결정했고 골드만삭스자산운용도 한국시장 진출 5년 만에 사업을 접기로 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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